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이 “중국은 외환보유고 규모를 더이상 늘릴 의향이 없으며 앞으로 외환 관리의 중점을 수익성에 두겠다”고 말했다. 이는 매달 200억달러씩 늘어나는 외환을 해외 에너지개발 등 대외투자로 돌려 해외자원 선점과 위안화에 대한 절상압박을 줄이는 등 다목적으로 운용할 것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21일 중국 경제전문 인터넷 매체인 세화재신(世華財迅)에 따르면 현재 과테말라에서 열리고 있는 미주개발은행 연례회의에 참석 중인 저우 행장은 전날 이머징마켓지(誌)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듯 중국의 외환보유고 규모는 이미 충분한 상태”라며 “중국 중앙은행은 더이상 외환보유고를 확대할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저우 행장은 또 “지금 상황에서 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면서 “중국은 미국 달러 약세를 능히 감당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는 일정 부분의 외환보유고를 새로 설립하는 외환관리기구(가칭 ‘롄후이(聯匯)공사’)에 할당해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특히 “그동안 중국 정부는 외환정책의 중점을 금융충격의 완충에 뒀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신설 외환관리기구는 과잉상태에 있는 외화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주요 임무로 인민은행과 재정부 주도로 연내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이 기구는 한시적인 조직으로 한국의 정부투자공사를 비롯해 싱가포르의 테마섹 홀딩스와 싱가포르정부투자공사, 노르웨이 중앙은행, 쿠웨이트투자공사 등 여타 국가들의 다양한 유사 조직들의 특징을 두루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우 행장의 이번 발언으로 올해 중국의 아프리카 등지로의 에너지ㆍ원자재 투자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롄후이공사의 운용자금이 최대 4,000억달러에 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 국제 금융시장과 상품시장에서 ‘차이나 머니’의 입김이 더욱 막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최근 청페이옌(曾培炎) 부총리가 “외환보유 과잉상황을 잘 이용해 국가전략자원의 보유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외환보유고를 이용한 에너지 비축 확대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해도 시노펙(중국석유화학공사)과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 등 중국 국유 에너지 기업들의 자원투자는 3,955억8,000만위안(약 48조원)으로 당초 목표치를 18.8% 웃도는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 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660억달러이며 매월 200억달러가량 그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적정 외환보유액을 6,500억달러선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