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권오철의 도전

중국 우시 D램공장에 낸드플래시 생산 추진<br>반도체 의존도 낮추고 SK와 시너지효과 노려


권오철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이 중국 우시공장에서 낸드플래시 메모리 생산을 추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휴대폰 등 모바일 분야 매출을 늘려 SK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동시에 반도체 D램 가격 하락에 대비한 대체재 비중을 늘리기 위한 승부수로 해석된다. 하이닉스가 올해 낸드플래시 메모리 투자규모를 반도체 D램보다 높게 책정한 것도 이 같은 도전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권오철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13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우시 공장은 현재 반도체 D램만 생산하고 있다"며 "최태원 회장이 최종적으로 결정하겠지만 중국에서 낸드를 생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공동 대표이사이면서 그룹 회장인 최 회장의 최종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결단만 내려진다면 중국에 낸드 플래시 메모리 투자를 단행, 현지에서 직접 생산한 뒤 모바일 기기 제조사에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전세계 메모리 시장은 PC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으로 급속도로 옮아가는 추세여서 이 같은 방안은 최 회장의 결정으로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이어 "우시 공장은 제조 기반을 통해 앞으로 지속적으로 하이닉스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특히 우시 공장은 현금 흐름이 좋아 본사 보증 없이도 현지에서 금융을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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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지난해 4ㆍ4분기 기준으로 하이닉스의 전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11%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며 "하지만 앞으로 목표를 최대한 많이 잡고 가급적 빨리 (점유율을) 올려놓겠다"고 강조했다.

하이닉스가 이처럼 중국에서 낸드 생산을 추진하는 배경은 중국이 전세계 모바일 기기의 제조 기지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말 세계 모바일 기기의 중국 생산 비중은 태블릿PC가 96%, 스마트폰은 3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도 오는 2013년까지 10나노급 낸드플래시 생산을 위해 추가로 중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더욱이 해외 경쟁사들의 형편도 유리한 환경 조성에 한몫할 것으로 점쳐진다. 인텔은 최근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사와 합작 설립한 낸드플래시 메모리 회사의 지분을 마이크론 측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D램 가격으로 적자와 감산에 나선 마이크론은 낸드플래시 투자까지 홀로 담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권 사장은 이에 대해 "마이크론에게 지분을 넘기면 인텔은 더 이상 투자를 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결국 마이크론은 낸드와 D램을 모두 혼자 해야 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낸드플래시메모리는 전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으며 좁은 면적에 대용량의 저장 기능을 담당한다. 디지털 카메라와 휴대폰 등에 사용이 가능하다.

김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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