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예금금리 인하 본격화

깊어지는 위기… "생존 위해 통합 불가피"<br>전산망·해외법인 내년까지 합쳐<br>외환은행 영업력 확대 차질 등<br>시너지 쫓다 상처만 남길 수도

최근 카드업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카드를 꼽으라면 단연 클럽SK카드와 외환은행의 2X카드다. 모두 하나금융의 우산 아래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잘 나가는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 작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외환은행 노조 등의 반발을 의식, 합병의 구체적인 시기 등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두 카드회사의 합병을 서두르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맥락에서 은행전산망(IT)이나 해외법인의 통합작업도 서두를 계획이다. 다만 최근 하나ㆍ외환은행의 IT통합 추진을 놓고도 외환은행 노조가 강하게 반발했던 만큼 합병시너지를 높이려는 일련의 작업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나금융의 고위 관계자는 17일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합병 방침이나 일정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지만 하나금융은 내년 안에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를 합병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최근 이사회 보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여 여타 카드회사와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통합 후 점유율 높여야 경쟁 가능=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취급액(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각각 5.3%와 2.76%로 하위권. 하지만 합병을 하면 8%대인 롯데·NH농협·우리카드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합병 이후 시너지가 나온다면 단숨에 10%대를 넘어 2위권 턱밑까지 추격할 수 있다. 예컨대 업계 꼴찌였던 신한카드는 LG카드를 인수하면서 지난 2007년 이후 5년 넘게 부동의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도 "시장점유율이 최소 12%는 돼야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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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은 더 나아가 IT 부문과 해외 법인 통합 작업도 내년 안에 마무리할 방침이다. 하나와 외환의 IT시스템을 비교해 두 은행의 장점만을 살린 프로그램 업그레이드 작업도 조만간 시작한다. 미국 IBM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IT 부문 통합에 관한 컨설팅을 의뢰했고 컨설팅 결과에 맞춰 통합절차를 서두를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현재 지주회사법상 완전한 통합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연간 1,000억원 이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간 지나면 어차피 통합돼 …상처뿐인 통합될 수도"= 문제는 하나금융의 이 같은 통합작업이 외환은행 노조 등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이후 시너지 창출이 지연되고 있다는 우려가 많아 통합의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가맹점망 공동이용, 대표상품 교차판매, 공동 마케팅 등 협력을 해왔지만 통합이 돼야 제대로 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 등의 판단은 다르다. 5년간 독립경영을 약속했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진행해도 충분한 것을 하나금융이 너무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외환은행 고위 관계자도 하나금융이 통합에 속도를 내는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한 만큼 어차피 은행은 물론 카드 등까지 모두 합병이 되게 돼 있다"면서 "외환은행 직원들의 분위기 등을 감안해서 물 흐르듯 천천히 진행해도 충분한데 자꾸 분란을 확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환은행 고위 관계자도 "하나금융이 서두르면 외환은행 경영진이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에 부닥치고 최근 외환은행의 영업력이나 내실을 확대하는 전략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고 강조했다. 자칫하다가는 상처만 남기는 두 기관의 통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하나금융은 어려움을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 근거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합의서에 IT와 카드 부문은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시행할 수 있다는 항목이 있다"고 말했다. 또 "외환은행은 인수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 주가는 외환은행 인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철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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