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킬리만자로 만년설 20년내 사라진다"

■ 얼음 없는 세상 / ■ 헨리 폴락 지음, 추수밭 펴냄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의 정상을 덮은 만년설이 2030년이면 모두 녹아 없어질 수 있다." 전세계 산악인들이 사랑하는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은 아프리카 대륙의 절경이다. 태초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한 빙하는 그 자체로 경외감을 갖게 한다. 킬리만자로가 스와힐리어로 '번쩍이는 산'이라는 뜻도 만년설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 만년설이 불과 20여년 이내에 지구에서 사라진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지구물리학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헨리 폴락이 일생에 걸친 연구 결과물을 책으로 엮었다. 지구온난화는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다. 이번 저작이 기존에 출간됐던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은 '얼음' 그 자체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는 것. 저자는 지난 40년 동안 7개 대륙을 연구하고, 남극과 북극을 수 차례 답사한 끝에 '얼음'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책 서문에 앨 고어 전 대통령이 '얼음을 생각한다'는 글로 추천사를 직접 썼을 만큼 키워드를 '얼음'으로 잡은 것은 적절했다는 평. 인류의 탄생 이전부터 존재했던 얼음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증명한다. 지금의 지구는 얼음이 녹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모양을 이루고 형성됐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얼음은 바위를 운반할 뿐 아니라 경관을 결정짓는 강력한 도구라는 논리다. 실제 광대한 바위 지대는 과거에 엄청난 얼음장이 존재했다는 증거이며, 오늘날 산악 지역의 빙하도 얼음이 다양한 지역에서 바위를 운반했다는 점을 증명한다. 수십억년 동안 지구에 존재했던 얼음이 갑자기 녹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세기가 되지 않았다. 인간이 화석연료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한 것이 주원인이었다. 얼음이 사라진 지구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단순히 해수면이 상승, 해안도시가 침수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전 지구적인 환경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한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뉴올리언스에서 15만명이 고향을 떠났고, 2008년에는 캘리포니아 산불로 100만명이 대피했던 사실을 상기 시킨다. 한편 얼음은 빗물을 가둬두는 물탱크 역할도 한다. 이런 기능이 없어지면 인간은 물 부족에 신음할 것이라는 얘기다. 가뭄과 물 부족이라는 악순환이 결국 인간을 위협하게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저자는 당장 탄소 가스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거대 석유회사의 로비와 개발도상국가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지만 석유 소비를 줄이고 태양ㆍ바람ㆍ해수 등 대체 에너지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노력과 더불어 민간과 기업이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게 저자의 믿음이다.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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