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 여전히 투자 신중

■ 1분기 자금순환 동향개인 소비치중 빚 늘어… 금융권 여신 4배급증 39조 1ㆍ4분기 자금순환 동향을 통해 나타난 기업ㆍ개인 등 경제 부문의 자금조달 및 운용 패턴을 보면 기업들은 투자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은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로 자금조달 규모를 늘렸지만 자금을 주로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운용했다. 즉 경기회복에 대해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한 채 그저 유동성을 늘리는 데 치중했다는 얘기다. 개인들도 여전히 저축보다는 소비나 부동산매입 등에 치중하면서 여유자금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특히 주택자금 및 소비지출에 대한 지출이 늘어나면서 자금운용 규모도 전 분기에 비해 2조원 이상 줄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경제를 뒷받침하는 것은 소비와 투자로 언제까지 소비만으로 경제를 지탱할 수는 없다"며 "장기적ㆍ근본적 투자환경이 개선돼야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투자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 기업, 자금조달 확대하면서 단기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도 늘려 은행 및 비은행 금융회사로부터의 차입금이 늘어나며 기업의 외부자금 조달규모는 모두 23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3조원 이상 늘어났다. 은행 차입 등 간접금융은 16조3,650억원, 직접금융은 8,180억원에 달했다. 또 해외채권 발행 등을 통해서도 2조7,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직접금융 가운데 주식발행 규모가 7조5,000억원에 달했지만 회사채 및 기업어음 상환액이 8조원을 웃돌았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과거에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에 조달한 회사채를 상환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자금조달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운용규모도 15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의 7조9,000억원에 비해 두배 이상 증가했다. 금융기관 예치금은 줄이면서도 MMF 등 단기 금융상품 투자를 늘렸다. MMF 등 수익증권 투자규모는 모두 3조1,630억원으로 전체 자금운용의 20%에 달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아직까지 경기회복 및 투자수익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해 자금을 단기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개인, 빚을 늘리면서 소비에 치중 소비지출 확대 및 부동산투자 수요증가 등으로 개인 빚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올 1ㆍ4분기 가운데 개인이 은행이나 비은행 금융회사를 통해 끌어 쓴 돈은 모두 23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3ㆍ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20조원을 웃돌았다. 반면 소비지출이 늘어나면서 저축여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1ㆍ4분기 중 개인 부문의 자금운용 규모는 24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4ㆍ4분기의 27조1,000억원보다 2조원 이상 감소했다. 한편 1ㆍ4분기 중 주가상승에 힘입어 유가증권 투자규모는 11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의 1조9,160억원에 비해 6배 이상 증가했다. ▶ 금융의 자금중개 기능은 크게 개선 1ㆍ4분기 중 은행 등 금융회사의 자금중개 기능은 크게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은행 등 금융회사가 기업ㆍ개인ㆍ정부를 대상으로 공급한 자금은 모두 39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의 11조2,000억원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은행들이 가계대출에 이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크게 늘렸다. 이에 따라 기업이 은행 등 금융회사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16조4,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4ㆍ4분기만해도 기업들은 은행 등 금융회사에 3조7,000억원의 자금을 순상환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이제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개인뿐 아니라 중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면서 자금중개 기관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정문재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