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해야 한다." 한국인으로 스웨덴 국가교육청 재정국장을 맡고 있는 황선준(사진) 박사는 스웨덴 평생교육을 관통하는 핵심을 이 말에서 찾는다. 그는 "기본적으로 스웨덴에서는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교육을 받는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학창 시절 힘들고 지쳐서, 혹은 다른 이유로 잠시 학업을 중단했던 사람들에게 제2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구나 잘못할 수 있고 실수할 수 있다는 생각이 교육의 기반이자 전제로 깔려 있고 이것이 다양한 평생교육 정책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황 박사는 이를 두고 "얼마나 아름다운 생각이냐"고 극찬했다. 그는 "직장에 다니면서도 각종 평생교육 기관을 다니며 공부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런 곳에서 고교과정을 이수했다는 점이 대학이나 기업 지원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학창 시절 한번 낙오되면 영영 복구가 힘든 시스템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는 물론 국민 개개인들도 공부는 계속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이것이 일상화돼 있다는 게 황 박사의 설명. 그는 "국가교육청만 해도 입사하려면 최소 석사 이상의 학력과 관련 분야에서의 커리어가 있어야 한다"며 "고학력인 사람들도 입사 후 1년에 3ㆍ4번씩 관련 분야 교육 코스를 밟고 중요 콘퍼런스에 참여하는 등 교육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지식을 업데이트하는 풍토가 일상화된 조직만이 침체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 교육에 대한 솔직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황 박사는 "전쟁의 폐허였던 대한민국이 세계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한 원동력은 교육이고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무수한 단편 사실을 읽고 이해하고 기억해야 하는 주입식 교육이 엄청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사과정 시절 책에 답이 뻔히 나와 있는 내용을 토론하는 수업에 불평했다가 '(책에 나온 사실, 지식이 아닌) 네 생각을 말하라'는 교수의 말에 당황했었다는 그는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중학교 과제부터 시작해 대학 논문도 쓸 수 없는 시스템이 스웨덴 교육"이라며 "그저 남의 생각, 남의 지식을 암기할 뿐 자기 생각이 없는 교육으로는 발전할 수 없다. 비판적ㆍ자주적ㆍ창조적인 학습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