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프로야구' 챔프를 가리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열악한 대구구장의 시설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가 새 야구장 형태를 '돔' 대신 '오픈 구장'으로 선회했다. 민자를 유치해야 하는 돔구장을 사실상 포기하고, 자체 예산을 투입하는 오픈 구장으로 방향을 바꿈에 따라 앞으로 새 야구장 건립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조만간 야구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민간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새 야구장 건설 문제를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약 3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기준으로 볼 때 돔구장은 2,500억~3,000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하지만 오픈 구장으로 지으면 절반 이하 수준인 1,200억~1,500억원이면 건립이 가능하다.
시는 자체 재정과 연고 프로구단의 관리운영권에 따른 선투자비, 국비 일부 등으로 오픈 구장 건립비용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새 야구장 입지로는 두류공원과 대구스타디움 인근 체육공원 부지, 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 인근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시는 접근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입지를 검토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대구시가 돔구장 건설 계획을 접고, 오픈 구장 건설로 방향을 바꾼 것은 민자 유치 무산이 결정적인 배경이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해 10월 포스코건설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돔구장 건설을 추진했다. 그러나 미분양 아파트가 지역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건설측이 돔구장 건설에 따른 조건으로 제시한 4,200여가구의 아파트 건립 사업권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었다는 것.
시는 연내 새 야구장 입지 선정, 내년 행정절차 완료, 2012년 초 착공 등 사업 일정이 예정대로 추진되면 오는 2014년에는 새 야구장에서 프로야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경제여건상 민자를 유치해 돔구장을 짓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선 오픈 구장을 건설한 뒤 장기적으로 뚜껑을 덮어 돔구장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만석 규모의 대구 북구 고성동 대구구장은 지난 1948년 지어진 노후시설로, 지난 2005년 야구계 인사들이 서명운동을 통해 야구장 신축을 정부에 청원하는 등 새 야구장 건립은 대구 야구팬들의 오랜 숙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