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환캐피탈 NPL투자사로 바꾼다

하나캐피탈과 합병 대신 업종전환

하나금융그룹이 외환은행 자회사이자 지주 손자회사인 외환캐피탈을 부실채권(NPL) 투자회사로 업종을 전환시킨다. 당초 하나캐피탈과의 합병 또는 청산 등의 방안이 거론됐지만 결국 업종 자체를 바꾸기로 했다. 외환은행 노조의 저항을 최소화하고 신규 수익원으로 떠오른 NPL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오는 18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외환캐피탈의 업종 전환 안건을 상정, 처리할 계획이다.


현행 지주회사법은 금융지주의 자회사(외환은행)가 신용정보사ㆍ여신전문사ㆍ투자자문사 등을 지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새롭게 자회사로 편입된 경우 유예 기간은 2년인데,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2014년 2월까지 외환캐피탈을 지주 자회사로 전환하거나 또 다른 법적 지위의 자회사로 변경해야 한다.

하나금융의 한 관계자는 "합병부터 매각ㆍ청산까지 여러 방안을 검토했지만 업종을 바꿔 지주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게 최선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이 같은 결정은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을 무마하고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NPL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으로 평가받는다. 외환캐피탈의 정규 인력은 약 30명 수준으로 업종 전환에 따른 인력 재배치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반해 장기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 악화의 기로에 선 금융산업에 NPL 시장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된다. 조선ㆍ해운ㆍ건설업종 등이 부실화하면서 신규 NPL은 크게 늘고 있지만 이를 소화해줄 곳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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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NPL 시장은 유암코(50%), 우리F&I(30%) 등의 과점 구도로 형성돼 있는데 공교롭게도 두 회사는 인수합병(M&A) 대상이다. 우리F&I는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은행법상 자회사 분류 규정에서 벗어나야 하는 유암코는 내년 10월까지 지분 매각이 불가피하다.

시장질서 재편이 예견된 상황에서 NPL 투자회사를 설립해 시장 확대를 꾀하겠다는 것이 하나금융의 복안이다. 우리F&I의 경우 20여곳이 넘는 국내외 기관이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표명할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우리F&I가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만 약 460억원으로 NPL 시장은 얼마 남지 않은 기회의 땅"이라며 "더욱이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NPL 투자회사를 보유한 우리금융이 공중분해되면서 NPL 시장이 더욱 조명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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