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도 잡을까.’
자유형 400m에서 자신의 ‘우상’이던 그랜트 해켓(호주)을 꺾은 박태환(19ㆍ단국대)이 이번에는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와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펼친다.
박태환은 11일 중국 베이징 국가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08베이징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 2조에서 1분45초99에 터치패드를 찍어 2위로 골인했다. 전체 16명 가운데서도 두번째 빠른 기록으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무난히 올랐다.
이 기록은 박태환이 지난 4월 동아수영대회에서 작성한 1분46초26의 아시아기록을 0.27초 앞당긴 것이다. 박태환은 12일 오전11시16분 시작되는 자유형 200m 결승에 나선다.
박태환의 결승 진출로 8관왕을 노리는 펠프스와의 맞대결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날 펠프스는 이후 열린 400m 계영에 대비해 힘을 안배한 듯 1분46초28로 4위를 기록했지만 우승후보 0순위임에 틀림 없다. 준결승 1위는 피터 밴더케이(1분45초76ㆍ미국), 박태환에 이어 3위는 장 바송(1분46초13ㆍ남아공)이 3위였다.
펠프스는 설명이 필요 없는 최강자. 자유형 200m에서도 세계기록(1분43초86)을 보유한 세계랭킹 1위다. 최고 기록에서 박태환보다 2초 남짓 앞서 있다.
하지만 박태환은 400m 금메달로 자신감을 얻었고 부담까지 줄여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의 올해 이전까지 기록은 ‘나홀로’ 레이스를 펼치며 낸 것으로 정상급 선수들과 함께 레이스를 벌이면 1, 2초는 거뜬히 줄일 수도 있다. 이날 아시아기록을 바꾼 것을 봐도 메달 획득은 충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다.
준결승을 마친 뒤 박태환은 ‘펠프스의 8관왕을 저지할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 하고 싶다. 또 금메달을 따면 좋겠다. 하지만 펠프스와 비교하면 기록이나 기술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나도 준비를 많이 했지만 펠프스는 정말 대단한 선수”라며 겸손하게 답했다.
한편 이날 펠프스는 계영 400m에서 대회 두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미국 대표팀은 3분08초24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