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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켜라" 우주쓰레기의 대공습
인공위성 우주 쓰레기 잇따른 추락임무 다한 위성 2,400여기 서로 충돌해 파편 양산하기도고도 낮추기 힘든 정지궤도 위성… 200km 위쪽 우주무덤으로 보내각국, 위치 추적 등 다각도 노력
대덕=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박소란기자 psr@sed.co.kr
미 공군은 록히드마틴 등과 협력해 고성능 레이더를 활용, 직경 2㎝ 이상의 저궤도 우주쓰레기 10만여개를 탐지·추적하는 '우주 울타리(Space Fence)'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15일 궤도 진입에 실패한 러시아의 화성탐사선 포보스-그룬트호가 우주쓰레기가 돼 지구를 공전하다가 태평양에 추락했다. 지난해 9월과 10월에는 수명을 다한 미국 UARS 위성, 독일 뢴트겐 위성이 각각 태평양과 인도양 벵골만에 추락한 바 있다. 특히 뢴트겐 위성은 한때 중국 베이징을 직격할 것으로 알려져 큰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이처럼 용도 폐기된 인공위성 우주쓰레기의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그 실태와 위험성, 대응 방안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위성 2,400여기 쓰레기 신세=미 항공우주국(NASA), 유럽우주기구(ESA) 등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지구 저궤도와 정지궤도를 떠돌고 있는 직경 10㎝ 이상의 우주쓰레기가 2만여개에 달한다. 직경 1㎝ 이상은 50~60만개, 직경 1㎜ 이상은 무려 수천만개로 추산된다.
이들은 고도 2,000㎞ 이하의 저궤도에서 초속 7~8㎞, 그 이상의 고도에서는 초속 10~11㎞의 속도로 지구를 공전하고 있다. 엄청난 속도 때문에 1㎜ 직경의 우주쓰레기도 유영 중인 우주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으며 국제우주정거장이나 인공위성과 충돌하면 심각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위성의 경우 직경 10㎝ 이상의 우주쓰레기와 충돌시 완파돼 버린다.
우주쓰레기의 종류는 위성 파편, 로켓 잔해, 우주비행사가 실수로 놓친 스크루드라이버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최대 출처는 단연 인공위성의 폭발과 충돌이다. 김해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비행역학제어팀 박사는 "지난 1957년 스푸트니크 1호 이후 약 7,000기의 위성이 발사돼 3,500여기가 아직 남아 있다"며 "이중 2,400여기가 임무를 다하고 버려진 사실상의 우주쓰레기"라고 밝혔다.
김 박사는 또 "인류 우주탐사의 부산물로서 폐 위성에 더해 임무를 다한 발사체 상단 로켓들도 다수 우주를 떠돌고 있는데 통제권을 잃은 이 쓰레기들이 서로 충돌, 작은 파편들을 양산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지궤도 위성은 우주무덤으로=물론 우주쓰레기는 영원불멸의 존재가 아니다. 지구 비대칭 중력장, 대기저항 등의 영향을 받아 시간이 지나면 고도가 낮아지며 지구 대기권에 진입, 마찰열에 의해 소멸된다. 뢴트겐 위성처럼 마찰열을 견딘 일부 부품 잔해물이 지표상에 낙하할 개연성은 있지만 앞서 언급한 7,000여기의 위성 중 지금은 사라진 3,500여기가 이렇게 제거됐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저궤도 위성이라도 대기권 재진입에 수십년 이상이 걸린다. 특히 운용고도가 3만6,000㎞인 정지궤도 위성은 수백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고도를 강제로 낮추기도 어렵다. 엔진가동을 위한 추가 연료 탑재는 과도한 발사비용 증가를 초래하는 탓이다. 김 박사는 "이런 이유로 정지궤도 위성은 원래보다 200~300㎞ 정도 위로 위치를 이동시켜 새 위성을 운용할 공간을 확보한다"며 "이 궤도를 '우주무덤'이라 부른다"고 설명했다.
총 12기의 위성을 발사한 우리나라는 어떨까. 김 박사는 "1992년부터 발사된 실험용 과학위성 우리별 시리즈와 2008년 임무가 종료된 아리랑 1호가 현재 우주쓰레기 상태"라며 "정지궤도 위성인 무궁화 시리즈와 천리안은 이미 우주무덤에 폐기했거나 향후 임무를 마치면 그렇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주쓰레기 추적프로젝트=최근 빈발한 인공위성 추락이 방증하듯 이 같은 우주쓰레기는 우주공간을 넘어 지상의 인명 및 재산에 대한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매년 100여기에 가까운 위성이 추가 발사되면서 우주쓰레기의 기하급수적 증가가 예견되는 만큼 위험도는 계속 높아질 것이며 종국에는 우주탐사와 개발을 막는 장벽이 될 수도 있다.
이에 우주강국들은 오래 전부터 우주쓰레기 증가 방지, 위치추적을 통한 위험 회피에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저궤도 위성의 임무종료 후 우주공간 잔류시간을 25년 이하로 정한 NASA의 '25년 규정'이 그 실례다.
또 미 합동우주작전사령부(JSpOC)는 고성능 광학망원경 등을 활용, 직경 10㎝ 이상의 우주쓰레기를 추적하고 있으며 미 공군은 오는 2015년 가동을 목표로 직경 2㎝ 이상의 우주쓰레기 10만여개를 탐지ㆍ추적하는 '우주울타리(Space Fence)'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유럽연합의 경우 약 2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2015년께 '유럽우주감시망'을 운용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도 한국천문연구원과 항우연이 관련작업에 돌입했다. 천문연은 2016년까지 240억원을 투입, 직경 0.5m급 광학망원경과 우주감시용 전자광학카메라를 보유한 우주물체 추적소 5곳을 몽골·터키·남아공·호주 등지에 설치할 예정이며 항우연은 국내 최초의 '우주 파편 충돌위험 종합관리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박장현 천문연 우주감시사업센터장은 "지금은 JSpOC의 데이터에 의존, 우주쓰레기 추락시 신속한 추적데이터 입수에 한계가 있다"며 "추적소가 본격 운용되면 자체적 감시능력이 확보돼 우주쓰레기에 의한 인적·물적 피해를 미연에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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