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부족으로 대량생산이 불가능했던 시절 기업의 생존전략은 기술과 생산능력을 향상시켜 대량생산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기업이 상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게 된 요즘은 상품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게 돼 대량생산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고객 중심의 경영 방식이 요구되고 있다.
고객들도 단순히 가격이 싼 제품만을 원하지 않는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품질이 좋은 상품, 건강에 이로운 제품,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제품을 원하고 있다. 이러한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선택받은 기업만이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신상품을 선보이며 멋진 디자인을 개발하고 브랜드화와 애프터서비스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8년 7월 도쿄, 한 회사의 비디오 수리 상담전화 중 담당직원의 폭언과 불친절에 화가 난 고객이 전화 내용을 녹취해 인터넷에 올리는 사건이 있었다. 인터넷에 올린 지 한 달 만에 접속 건수가 200만건이 넘고 소비자의 항의성 메일이 160만건을 넘게 되자 언론에서는 소비자의 인터넷 혁명이라는 제하로 이를 크게 다뤘고 결국 본사가 4개월 만에 직접 사과하는 일이 발생했다. 고객의 불만 위에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업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1990년대 중반 뉴욕에서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뉴욕은 치안 면에서 최악의 도시로 살인ㆍ강도 등 중범죄 발생률이 극히 높았다. 경찰청장으로 부임한 윌리엄 브래턴은 경찰 입장에서 중시하는 살인ㆍ강도ㆍ마약 등 중범죄 소탕작전이라는 예전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시민 입장에 서서 시민이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소매치기ㆍ깡패 등의 경범죄 단속 중심으로 경찰조직을 혁신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에 고객의 수수료로 운영되는 특허청도 고객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는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고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 특허청은 정부부처 중 최초로 고객서비스를 전담하는 고객서비스본부를 신설했다. 또한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의 불편사항이 무엇인지를 찾아 개선하는 특허행정체험단을 운영하고 고객의 권리가 소멸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전안내서비스를 실시하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의 특허경영을 지원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고 있다.
결국 고객이 왕인 셈이다. 고객감동은 이제 단순한 경영전략이 아니라 조직의 생존전략이 되고 있다. 고객이 외면하면 기업이든 정부조직이든 경쟁력을 상실한 채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