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여의도 나침반] 융희호와 고속철도

독일의 시인 하이네는 철도를 화약, 인쇄술과 더불어 삶의 형태를 바꾸어 놓은 숙명적인 사건으로 보고 '철도를 통해서 공간은 살해당했다. 우리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시간밖에 없다'고 표현했다. 하이네가 깜짝 놀랐던 그 속도도 지금 보면 걸음마 수준이다.20세기초 운행되던 '융희호'라는 국내철도는 평균시속이 40킬로미터에 불과했으나 개통 예정인 고속철도는 최고시속 300킬로미터에 이를 전망이다. 이러한 운송속도의 변화는 당연히 경제생활의 변화로 이어진다. 지난 1923년 미국의 경제학자 J.키친이 재고의 순환적 변동 때문에 경기변동이 발생한다고 주장한 이래로 많은 사람들은 40개월 주기의 키친파동을 신뢰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에 비해 물류와 정보유통속도가 급속도로 발전했다고 볼 때 그 주기는 더욱 짧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 1분기 미국의 기업재고가 91년 이후 처음으로 71억달러나 줄었는데 생각보다 재고조정이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신삼찬 하나경제硏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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