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라크戰費 최고 2천억弗"

백악관 "장기화 불가피" 비싼전쟁 전망미국이 이라크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최고 2,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는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의 전쟁비용 610억 달러에 비해 무려 3.3배나 많은 것이다. 특히 이번 이라크와의 전쟁은 미국의 '나홀로 전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미국의 재정부담은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 걸프전 당시 전체 비용의 80%인 500억 달러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주변국과 서방 각국의 분담금으로 충당됐었다. ▶ 전쟁비용, 예상치 보다 훨씬 많아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 16일자 보도에 따르면 로렌스 린지 백악관 경제수석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으로 인한 전비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1~2%인 1,000억~2,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비 전망치는 지금껏 언급된 것의 두 배에서 네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실제 미 국방부 인사들은 최근 의회에서 이라크와의 전쟁비용을 지난 걸프전 당시보다 낮은 500억 달러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에서 전쟁 비용이 4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전비 예측치가 이처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걸프전이 치뤄졌던 90년대 초와 지금의 상황이 크게 다르기 때문. '값 싼 전쟁'을 주장하는 측은 걸프전 이후 중동지역에 미군이 계속 주둔해 오고 있다는 점을 들어 병력 및 물자의 이동에 따른 비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번 이라크 공격에 투입되는 지상군의 숫자가 지난 걸프전보다 적을 것이라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미군의 주요 무기가 걸프전 당시의 장비보다 고가품이라는 점과 이번 공격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제거를 목표로 삼고 있어 전쟁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과거보다는 상당히 '비싼 전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美 정부의 재정부담 수준도 논란 린지 백악관 경제수석은 전비 지출이 2,000억 달러에 이르더라도 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이미 3조6,000억 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추가 전비 지출로 재정수지가 더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전망은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입장과도 상통한다. 그린스펀 의장은 최근 "걸프전처럼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더블딥, 또는 디플레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되는 등 미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 전비 증가는 또 하나의 악재가 될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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