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30일 현 정부를 '민생에 실패한 정부'로 규정했다. '이명박근혜'로 현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오는 문재인 캠프의 전략에 맞서 이명박 대통령과의 선 긋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가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를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후보는 이날 부산 지역 1박2일 유세에 나서면서 "노무현 정부도 민생에 실패했고 이명박 정부도 민생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그는 첫번째 유세 일정인 부산 사상구 괘법동 서부버스터미널 앞에서 "과거 정권들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과 정부를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후보의 이명박 정부 비판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현 정부와 박 후보와의 '공동 책임론'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현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대선 프레임 중 하나인 '과거 대 미래' 구도에서 본인이 과거보다는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후보는 또 "그동안 정부마다 코드 인사니 회전문 인사니 향우회 인사니 이런 말들을 들으면서 얼마나 답답하셨느냐"며 현 정부의 '코드ㆍ회전문 인사'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성별ㆍ세대ㆍ지역을 떠나서 탕평인사로 골고루 인재를 등용해서 최고의 일류 정부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선 과정에서 이재오 등 친이명박계와도 화합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박 후보가 어느 수준까지 이명박 정부와 차별화를 확대할지도 관건이다. 이와 관련, 서병수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 후보는 작위적으로 거리 두기를 하는 분이 아니다"라면서 "민생 부문, 인사정책 부문에서 국민을 실망시켰다는 점에는 이명박 정부도 비판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략적인 비판이라는 역공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박 후보는 부산 지역 유세를 문 후보의 지역구인 사상구에서 시작하는 등 부산ㆍ경남(PK) 표심 끌어들이기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첫 유세지는 4ㆍ11 총선 당시 문 후보의 캠프가 위치한 건물에서 불과 100m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그는 "문 후보는 실패한 과거 정권의 핵심 실세"라며 "부산 정권이라고 시민들이 기대하고 믿었지만 정작 집권하자마자 기대를 저버리고 이념투쟁과 선동정치로 날을 지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