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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이 올들어 가격을 두 차례나 올리면서도 오히려 포인트 혜택 등 멤버십 서비스를 없애는 이중적 행태로 고객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버거킹은 지난 20일부터 햄버거 등 37개 메뉴 가격을 200~400원씩 올렸다. 대표 메뉴인 와퍼는 기존 5,000원에서 5,400원으로, 와퍼 주니어는 3,600원에서 3,900원으로, 불고기버거는 2,700원에서 2,900원으로 조정됐다. 해당 세트 메뉴 역시 각각 몇백원씩 인상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버거킹은 지난 3월에도 일부 햄버거 품목의 가격을 인상했다. 와퍼는 4,900원에서 5,000원, 와퍼주니어는 3,500원에서 3,600원으로 100원 올랐고, 세트메뉴는 200원씩 일괄 인상했다. 콜라를 비롯한 탄산음료 가격도 1,600원에서 1,700원으로 100원 올렸다. 지난 2012년 11월 사모펀드인 보고펀드에 인수된 버거킹이 9개월만에 햄버거 가격을 10%나 올린 셈이다. 회사 측은 이번 가격 인상이 햄버거 패티의 원료육인 호주 및 뉴질랜드산 수입 소고기의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한 해 두 차례나 가격을 올리면서 고객 서비스를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있던 혜택마저 없애자 고객의 원성이 커진 것이다. 버거킹은 지난 6월부터 '버거킹 와퍼카드' 발급을 8년만에 중단했다. 버거킹 와퍼카드는 버거킹이 운영 중인 유일한 멤버십 서비스로 지난 2006년 도입했다. 구매금액의 5%를 포인트로 적립, 5,000점 이상은 현금처럼 제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버거킹이 갑자기 해당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고객들의 포인트 적립은 오는 31일까지 제한된다. 아울러 지금까지 쌓아둔 포인트도 내년 6월까지 소진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버거킹 관계자는 "지금까지 운영해보니 포인트 적립 등이 고객 혜택으로 돌아가는 부분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버거킹 와퍼카드 서비스를 중단했다"며 "대신 다양한 프로모션 등으로 혜택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외식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상승으로 가격을 올려놓고 오히려 멤버십 서비스를 중단하는 건 고객을 가벼이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이익내기에 급급한 사모펀드 성격상 비난을 받더라도 비용 지출 항목을 없앤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외식업계 관계자는 "맥도날드와 롯데리아는 버거킹과 똑같이 호주산 소고기 패티를 쓰는 데 햄버거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버거킹만 연간 두 차례나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