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중국발 훈풍이 옵션 만기 리스크 녹였다

무역 지표 호조에 매수세 유입<br>프로그램 매물 예상보다 적어


10일 발표된 중국발 호재가 올해 첫 옵션만기 리스크를 눌렀다. 지난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의 순차익 잔액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장중 나온 중국 무역수지 호조로 개인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가 상승세로 마감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75%(14.99포인트) 오른 2,006.80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만에 2,0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85억원, 311억원 내다팔았지만 개인이 428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프로그램 매물 규모도 예상보다 적게 출회되며 지수를 압박하지 않았다. 이날 프로그램매매는 1,264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에서 각각 1,192억원, 72억원 순매도를 보였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옵션 만기 프로그램 매물 물량이 1,000억~5,300억원 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매물 폭탄이 쏟아지지는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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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국내 증시가 옵션만기 리스크를 비껴 간 것은 장중 발표된 중국 무역수지 지표가 좋게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12월 중국 무역수지는 316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예상치인 200억달러를 웃돌았다.

중국에서 들려온 희소식에 국내 증시는 바로 화답했다. 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던 코스피지수는 중국의 무역수지가 발표된 11시부터 외국인과 개인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세로 방향을 틀어 2,000선 고지를 가뿐히 돌파했다. 중국 경기가 살아난다는 기대감에 그 동안 맥을 못추던 중국 관련 업종인 운수창고(1.16%)ㆍ화학주(0.61%)도 모처럼 살아나며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박문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배당과 환차익을 노리고 유입된 순차익잔액이 6조원에 달한데다 지난 7일 벌어진 외국계의 선물 주문 실수 여파로 선물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베이시스 밴드 하단이 1.2포인트까지 하락해 대량 매물을 압박하는 상황이었지만 중국 무역지표 발표 이후 외국인을 중심으로 선물 매수세가 유입돼 베이시스가 상승하면서 대규모 청산 물량이 나오지 않았고 증시가 안정을 찾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우려한 ‘왝더독(선물시장이 현물시장을 뒤흔드는 현상)’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첫 옵션만기에 순차익 잔액이 대부분 청산되지 않은 점을 들어 향후 주가에는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배당을 노리고 들어온 기관들은 오늘 물량을 일부 청산했지만 환차익과 배당을 염두에 두고 들어온 외국인의 물량은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며 “오늘과 같은 이벤트가 일어나지 않을 경우 다음 옵션 만기에 대거 청산 물량을 쏟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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