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화 우선하는 민주노총으로 거듭 나길

지도부의 도덕성 시비와 파벌간의 갈등으로 내홍을 겪어온 민주노총이 이수호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들어가면서 앞으로 민주노총은 물론 노동계의 구도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2월 ‘사회적 교섭’을 내걸고 취임한 지도부는 그동안 노ㆍ사ㆍ정 대화복귀 등 현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강경파의 반발 등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더구나 민노총 계열의 가아ㆍ현대차 노조의 취업자 비리에 이어 간부의 금품비리 혐의 등이 불거지면서 지도력에 큰 타격을 입었다. 지도부의 임기단축과 조기 선거 등의 타협안을 놓고 강경파의 협조를 얻지 못한 것도 지도부 사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민노총은 절차에 따라 새로 지도부를 구성하고 새로운 출발을 할 것이지만 몇 가지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민노총은 사실상 국내 노동운동을 좌지우지하는 노동단체라는 점에서 어떤 성향의 지도부가 들어서느냐에 따라 노동운동은 물론 노사정 대화 및 노동관련 입법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될 것이 확실시된다. 새로운 지도부의 민노총 조합원들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겠지만 강경투쟁 노선에서 벗어나 대화를 통해 상생의 노사문화를 창출할 수 있는 지도부가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현재 국내 노동운동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우리경제는 고도성장기를 지나 중저성장기에 들어선 가운데 일자리 창출이 거의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수출부문과 대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정규직에 비해 불리한 처우를 받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갈수록 늘어나 이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한 과제가 부각되고 있다. 민노총을 이끌게 될 새로운 지도부는 투쟁일변도의 노선에서 벗어나 우리경제와 모든 근로자의 권익증진을 위해 대화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책임 있는 노동단체로 거듭나기를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강경투쟁 일변도의 노동운동은 더 이상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도 여러 차례 입증됐다. 민노총의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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