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弗 '물량 폭탄'…15분만에 22원↓ 폐장 15분전 올 전고점 수준인 1,057원까지 폭등당국 장막판 개입 폭락시켜…'한편의 드라마' 연출 홍준석 기자 jshong@sed.co.kr 원ㆍ달러 환율이 장 막판 당국의 초강력 매도개입에 힘입어 장중 고가 대비 20원 이상 급락하는 드라마가 펼쳐졌다. 장중 1,057원까지 급등했던 환율이 장 마감 직전 30억~40억달러로 추정되는 당국의 개입물량으로 순식간에 22원이나 폭락하며 1,035원까지 주저앉은 것. 이 때문에 최근 환율급등을 막는 차원에서 미세조정에 나섰던 외환당국이 물가부담을 줄이는 쪽으로 스탠스를 확실하게 튼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하반기 대외균형보다 서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물가를 안정시키려는 노력을 더 하겠다"고 밝혀 경상수지 개선보다 환율 하향 안정화에 힘쓰겠다는 방침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이날 외환시장은 한편의 드라마였다. 전일 국제유가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역외선물환시장(NDF)에서 1,050원에 마감한 시세의 영항으로 환율은 시작부터 1,050원선을 향했다. 이후 18일째 국내 주식을 순매도해온 외국인의 영향으로 환율 상승세는 계속됐다. 그러다 당국자의 구두개입성 발언이 전해지면서 환율은 1,040원 후반대로 되밀렸다. 하지만 장 마감 30분 전부터 주가 폭락세와 실개입 없는 당국의 입장에 실망한 은행권의 매수가 몰려 폐장 15분 전 환율은 1,057원까지 치솟았다. 연중 최고 수준으로 전고점 돌파는 시간문제로 보였다. 그 순간 당국의 개입성 물량이 무차별적으로 나왔다. 15분 동안의 거래 체결량만도 52억달러. 통상 30분에 2억~3억달러의 거래가 체결되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물량이 쏟아진 것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개입성 물량이 최소 30억달러에서 최대 4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큰 매도규모다. 결국 당국의 대대적인 달러 살포로 환율은 1,057원에서 수직 낙하했고 은행권의 손절매성 물량까지 더해지며 1,035원으로 마감했다. 홍승모 신한은행 차장은 "최근 1,040원대에서 수세적 입장을 보였던 당국이 연중 고점인 1,057원에서 공세적 입장으로 돌아섰다"며 "당국의 여력이 없다고 오판한 시장의 허를 찌른 전술적 성공이었다"고 설명했다. 홍 차장은 "전고점이 뚫리면 사실상 환율이 날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고 그러면 물가는 7%까지도 갈 수 있어 당국으로서는 매도개입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상승추세를 뒤집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시간을 벌어줬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당분간 외환당국이 속도조절성 개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역외세력의 매수세가 만만찮아 당국의 강력한 환율하향 의지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환율은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6월말 외환보유액 2,581억弗…전달말 비해 1억弗 감소 그쳐 한국은행은 2일 지난 6월 말 외환보유액이 5월 대비 1억달러 감소한 2,581억달러라고 밝혔다. 외환당국이 최근 수차례 대규모 매도개입에 나선 점을 감안하면 예상 밖이다. 왜일까. 우선 유로화 강세에 따른 유가증권 증가분 덕분이다. 유로화 강세로 달러화 표시 자산 외에 분산 투자한 유로화 등 기타통화 유가증권 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늘어난 것. 또 통상 5% 중반대의 외환보유액 운용수익도 매도물량 감소분을 상쇄했고 정부가 역외시장(NDF)에서 보유가보다 높게 매도해 수익을 낸 부분도 도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