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퓨처라이프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감기 몸살이 걸렸다는 이유로 일정을 취소했다. 김 대표의 중소기업진흥청 방문일정도 같은 이유로 없던 일이 됐다.
김 대표의 ‘칩거’는 공무원연금 개혁 실패에 따른 여야의 반응을 살펴보며 다음 행보를 모색하기 위한 숨 고르기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당 내 친박계의 움직임과 야당 원내경선의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정치적 입장표명을 피하기 위해서 외부 일정을 삼가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가 여권 내 차기 대통령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는 있지만 아직 임기가 절반이상 남은 대통령과 본격적으로 선을 그을 수 있을 정도로 독자적인 세력구축은 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6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야당이 제안한 공무원연금 개혁 중재안을 최고위원들에게 추인받으려 했으나 최고위원들이 사실상 거부했다. 최고위에서 인준 받는 데 실패한 김 대표는 의총을 열어 새누리당 의원들로부터 표결을 받는 것까지 검토했지만 표결 막판에 표결을 포기하고 말았다. 최고위회의와 의총장에서 모두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이 거셌다고 전해졌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저는 의총에서 오늘 결론을 내고 끝까지 갈 생각이었는데, 막판에 당대표께서 당의 화합이나 청와대와의 관계도 고민하셨던 거 같다”며 김 대표가 표결을 취소한 배경을 설명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날 선 비판을 내놓으면서 김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허영일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은 “청와대의 일사분란한 친위쿠데타로 김무성 대표의 처지는 풍전등화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서청원 최고위원이 새누리당의 대표 권한대행”이라며 “여야가 합의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확대를 관철시키지 못하면 (김 대표는) 당 대표를 사퇴하게 될 것”이라 쏘아 붙였다. 정청래 새누리당 의원은 “김무성은 미래권력으로서 함량미달이다. 김무성의 미래를 끝났다고 본다”며 “같은 당 안에서도 미래권력과 현재권력은 끊임없이 투쟁하기도 하는데 (김 대표는) 일방적으로 밀렸다. 이런 식으로 하면 김 대표의 미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