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제살깎기 판촉 3년간 1조6000억 샜다

국내 20개 카드사(7개 전업카드사+13개 은행 카드사업부)가 운영하고 있는 카드 상품의 지난 2009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누적 손실금액이 1조5,5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가서비스를 과도하게 제공했기 때문인데 카드사 수익구조에 적색신호가 켜진 상황이어서 부가서비스 축소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강기정 통합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공 받은 '신용카드사 손실발생 상품현황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동안 20개 카드사 중 손실이 발생한 곳은 14개사, 손실발생 카드상품은 총 166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 별로는 KB국민카드가 35개 상품에서 5,732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실적이 가장 부진했다. KB국민카드의 손실액은 전체 손실 중 36.8%에 달한다. 다음으로는 신한카드(18개 상품, 4,502억원), 삼성카드(15개 상품, 2,189억원), 롯데카드(12개 상품, 2,14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의 손실은 상위 10개 상품에서 발생했다. 10개 상품의 손실액은 7,529억원으로 전체 손실액의 절반에 달했다. 2010년 8월에 출시된 KB국민카드의 '굿데이카드'는 22개월 만에 2,585억원의 손실이 났다. 신한카드 '4050', 롯데카드 'DC슈프림'도 각각 639억원, 629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 같은 결과는 과도한 부가서비스 제공 및 초기비용 과다집행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각 카드사 별 손실발생 상위 10개 상품을 중심으로 92개 상품의 손실발생 유형을 분석한 결과 과도한 부가서비스 32건, 초기비용 과다집행 18건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강 의원은 "카드사들의 손실 규모는 올해 감사원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손실분이 카드대출의 높은 수수료로 전가되지 않도록 금융감독의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