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단지·평형·층 불구 시세차별화 뚜렷/산·강·호수 낀곳 심해… 「교통」 비중 쇠퇴아파트 가격의 환경프리미엄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같은 아파트 단지내에서 평형과 층이 같더라도 숲이나 강이 보이는지에 따라 아파트 가격이 큰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일원동 수서지구 한솔아파트 31평형의 시세는 3억2천만∼4억3천만원으로 최고 1억1천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이같은 차이는 단지를 둘러싸고 있는 대모산의 우거진 숲에서 비롯된다. 303·206·307동 등 거실에서 바로 대모산이 보이는 31평형은 4억3천만원에 거래되고 바로 뒷동인 302·205·306동 31평형의 시세는 3억2천만∼3억3천만원선.
지난해 10월께 303동 31평형의 시세는 3억3천만원이었으나 최근 4억3천만원으로 1억원이 올랐고 302동 31평형은 2억7천만원에서 3억3천만원으로 6천만원 올랐을 뿐이다.
여기 뿐이 아니다. 이는 서울 옥수동과 동부이촌동, 일산 호수공원주변, 분당 등 강이나 호수, 숲을 끼고 있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공통적인 현상이다.
분당 중앙공원 옆에 있는 양지마을 금호아파트는 같은 평형이 1억2천만원까지 가격차이가 난다. 공원에 바로 접해있는 111동 61평형은 5억8천만∼6억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뒤편에 있는 109동 61평형은 4억8천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호수와 숲이 있는 중앙공원의 자연환경이 두 곳의 가격차이를 크게 벌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8월만해도 두 곳의 가격차이는 7천만∼8천만원 선이었다.
서울 신대방동 보라매현대아파트는 보라매공원이 내다보이느냐에 따라 4천만∼5천만원의 시세 차이가 난다. 보라매공원이 내다보이는 32평형은 2억4천만∼2억5천만원이지만 안보이는 곳은 2억1천만원에 불과하다. 옥수동과 동부이촌동의 현대, 극동아파트 등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지에 따라 같은 평형에서 5천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일산 호수공원 주변도 마찬가지다. 호수공원에 접해있는 호수럭키·롯데아파트 37평형은 인근 백마·강촌마을의 같은 평형보다 3천만∼4천만원 비싼 2억4천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아파트의 환경프리미엄은 편의성보다 기능성을 중시하는 아파트 수요자들의 경향과 맞물려 갈수록 심화할 전망이다.
수서 삼호공인중개소 노병도씨는 『지금까지 아파트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교통이었으나 환경의 비중이 커지면서 교통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자연환경이 좋은 아파트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이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