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경영권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의 주식 보유 비중이 43.13%(16일 현재)로 높아짐에 따라 이들 기업의 경영권 위협 가능성이 커져 사모투자전문회사(PEF) 육성 등을 통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또 외국인의 대규모 증시 이탈을 대비한 비상 계획(Contingency Plan)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17일 한국증권연구원은 외국인 주식 보유비중의 증대를 둘러싼 논의’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형태 한국증권연구원 부원장은 “출자회사 할인(discount)이 심하고 동시에 지배주주 지분이 낮은 기업이 외국인의 경영권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물산과 SK㈜의 경우 두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권 위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4월26일 현재 지배 대주주 일가ㆍ 계열사ㆍ자사주 지분을 포함한 내부 지분이 8.1%에 불과하지만 외국인 지분율은 45.6%에 달한다. 삼성물산 지분 5% 획득에 필요한 자금 규모는 1,040억원에 불과하지만 삼성물산 경영권을 획득하면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에 경영권 위협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연구원 분석이다.
한국증권연구원은 또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4개월 연속 진행될 경우 외국인 보유 주식의 5~20%가 빠져나갈 수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외국인 보유 주식의 시가총액이 140조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28조원의 자금이 증시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