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거래소 공공기관 지정, 세계 경쟁서 뒤쳐질것"

노조 거센 반발속 대응책 분주

“공공기관에서 빠진 지가 언제인데 다시 공공기관 지정이라니….” 7일 증권선물거래소(KRX) 직원들은 정부의 공공기관 지정 방침 소식이 전해지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직까지 최종결정이 난 것은 아니지만 기획재정부는 설 이전에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개최해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기로 방침을 세운 상태다. 거래소의 한 직원은 “지난해 내내 검찰 수사로 회사가 어수선했는데 올해는 연초부터 공공기관 지정 논란으로 직원들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관련 부서와 노조 관계자들은 긴급 회의를 갖고 대응 방안을 강구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특히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노조집행부는 이날 헌법소원 추진과 구체적인 투쟁 방침을 놓고 머리를 싸맸다. 이미 며칠 전부터 노조는 거래소 로비에 천막을 치고 공공기관 철회와 이정환 이사장 퇴진을 주장하고 농성에 들어간 상황이다. 유흥렬 KRX 단일노조위원장은 “이 이사장 취임과정에 문제가 있어 결국 거래소가 공공기관 지정이라는 위기에 처하게 됐다”며 “거래소가 다시 공공기관에 지정되면 예산ㆍ사업계획ㆍ인사 등 모든 측면에서 정부의 통제를 받게 돼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거래소 간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배흥수 KRX 통합노조위원장은 “동북아 금융허브를 추진하면서 증권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노조 운영위원회를 긴급 소집해서 대응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공공기관 지정에 관한 논의는 매년 반복됐지만 그동안 거래소 직원들의 ‘밥그릇 지키기’로 보일까 봐 대외적으로 대응을 안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더 이상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이사장은 오는 14일 거래소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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