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설 파문 확산
여권이 정국안정을 위해 내년봄을 목표로 민주당과 자민련, 한나라당 일부 세력을 합쳐 신당을 만든다는 정계개편설과 관련, 청와대는 이같은 구상을 부인했으나 자민련 일부와 야당이 강력 반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남궁 진 청와대 정무수석은 21일 최근의 합당과 정계개편설과 관련, "그런 것을 구상해 본 적도 없고 현실적으로 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현재 언론에 거론되고 있는 합당설은 모두 사실과 다르다"면서 "이같은 설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국회를 혼란시키고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개혁 구상의 본질을 흐리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 핵심관계자는 "지금까지 16대 국회운영 상황을 보면 여권의 안정의석 확보가 긴요하고, 여기에는 민주당과 자민련간 합당이 중심축이 될 수 밖에 없다"면서 현 정국상황에 비추어 장기적으로 정계개편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특히 여권은 민주당과 자민련간 합당 때 민국당과 한국신당 등 군소정당과 야당내 개혁세력 일부의 합류를 추진키 위해 이들 정당 및 정파들과 다각적인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핵심관계자는 "자민련 수뇌부와 접촉한 결과 아직 여건이 성숙하지 않았는데 여권내에서 정계개편 논의를 표면화하는 것은 미숙한 처사"라며 "지금은 금융ㆍ기업 구조조정 완료와 경제회생에 전력을 기울일 때"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장광근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당3역 간담회후 브리핑에서 "정치권 일각의 'DJP+ α' 추진은 역사를 후퇴시키는 국민 기만극"이라고 비난하며 "갈 사람은 없고 올 사람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기배 사무총장은 "이런 시기에 야합과 의원빼가기 발상을 하는 것을 보면 여권이 국가위기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자민련 김종호 총재권한대행은 민주당과 자민련간 합당 추진과 김종필 명예총재에 대한 통합신당 총재 제의설에 대해 "전혀 모르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은 "김 명예총재의 자택을 방문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달은 아니다"면서 "그 전에 만났을 때도 합당 논의는 일체 없었으며 국회 관계와 의례적인 인사차 방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오장섭 사무총장은 "설사 합당하더라도 신중하게 해야지 왜 자꾸 언론플레이 하는 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시했고 이양희 총무는 "합당할 시기도 계제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황인선기자
양정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