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계, 대선자금수사확대 촉각

지난 대선자금을 둘러싼 정치권의 이전투구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재계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특히 검찰 수사의 칼날이 SK에 이어 삼성 등 여타 그룹에까지 미치는 것이 기정 사실화하면서 각 그룹은 칼끝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위기 의식 최고조=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가 5대그룹으로 확대되는 쪽으로 기정 사실화하자 각 그룹의 핵심 라인은 사실상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특히 삼성은 31일 검찰 일각에서 이른바 `삼성 비자금`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문제 없음`을 거듭 밝히며 적극 해명에 나섰다. 삼성은 “민주당에 개인명의로 후원금을 낸 인사는 계열사 퇴직 사장 2명과 현직 사장 1명이며 구조조정본부 소속이 아니다”고 밝히고, “법에 어긋난 정치자금 제공은 전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룹들은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 드러나지 않은 정치자금이 존재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A그룹 고위 관계자는“제공 액수가 수백억원이라고 한들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 놨다. B그룹 고위 관계자는 현 시점이 수출 동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하는 시점임을 지적, “현 정국이 장기화할 경우 신인도 하락으로 내년 장사까지 망칠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공세적 대응도 병행=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에 대해 “정부가 민간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지도`의식이 남아 있다”며 공무원들이 우월의식을 버리라고 충고했다. 박 회장은 또 “정부가 제조업 공동화를 막을 대책도 없고 문제의 심각성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정치자금의 소용돌이 속에 기업들이 가뜩이나 허우적대고 있는 판국에 분신자살 배후설과 관련한 노사 불안, 정부의 때아닌 재벌개혁조치 등이 전방위로 목을 조여오고 있는데 따른 불만감을 직접적으로 표시한 것이다. 재계는 또 현 정국에서 마냥 수세적으로 몰릴 경우 기업경영에 걷잡을 수 없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보고, 보다 공세적인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30일 “정치자금법 개혁이 없는 한 일체의 정치자금 제공이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고, 경제 5단체 상근 부회장은 오는 3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문제를 중심으로 재계의 공동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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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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