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어린이펀드' 인기몰이

"재테크 하고…경제교육도 되고…"<br>설정액 매년 두배 급증 <br>"단기 수익률 연연 말고 꾸준한 투자 습관 중요"


경기도 성남 분당구에 사는 김현주(31)씨는 지난 3일 태어난 지 60일된 딸 민지의 생애 첫 통장을 ‘어린이펀드’로 만들어줬다. 예전부터 아기가 태어나면 통장을 선물해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평범한 보통예금보다는 펀드에 가입하는 게 아이에게 더 뜻깊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김씨는 “아이가 매월 불어나는 펀드 통장을 보면 마음이 뿌듯해지고 경제관념도 저절로 생겨날 거 같다”며 “성인이 될 때까지 매월 빠뜨리지 않고 적금처럼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펀드가 재테크는 물론 어린이들의 경제교육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김씨처럼 생애 첫 통장을 어린이펀드로 개설해주거나 어린이날 등 기념일 선물로 어린이펀드를 들어주는 부모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학자금 등 목돈 마련에다 자녀의 경제 마인드까지 높여줄 수 있는 ‘일석이조’ 상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펀드는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08 블루슈머 7’에서 가장 유망한 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4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증권업계도 어린이펀드 상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한화증권이 지난 2일 어린이펀드 2종을 출시한 것을 비롯해 우리투자증권ㆍKB자산운용 등도 어린이펀드를 내놓았다. 현재 국내에 시판 중인 어린이펀드는 20개 정도. 국내 펀드시장 급성장과 함께 어린이펀드 설정액도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2004년 162억원에 불과했던 설정액은 해마다 2배 이상씩 증가하며 현재 약 2조원에 이른다. 과거 어린이펀드는 국내형이 대부분이었지만 지난해부턴 ‘미래에셋우리아이친디아 업종대표’ ‘봉쥬르앙팡이머징아시아주식투자신탁’ 등 전세계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수익률은 양호한 편이다.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일부 소형 펀드나 해외상품을 제외하곤 1년 수익률이 대부분 20%대 이상이다. 어린이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 중 하나는 펀드 가입 때 제공되는 다양한 부가 서비스다. 어린이펀드를 운용하는 대부분의 운용사들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쓴 운용보고서를 분기마다 배달해준다. 만화 형태의 보고서를 만드는 곳도 있다. 이 보고서를 통해 아이들은 돈이 어디에 투자됐고 수익률이 어떻게 변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저축과 투자의 차이 등을 알아가는 것이다. 어린이 경제교실을 운영하거나 해외 금융기관ㆍ대학을 견학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회사도 많다. 영어 강좌, 진학 및 유학 설명회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펀드 전문가들은 어린이펀드의 작은 혜택 하나하나에 집착하는 것보다 일단 자녀에게 펀드 통장을 선물하고 매월 꼬박꼬박 투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어린이펀드도 다른 펀드와 마찬가지로 투자상품이어서 운용을 잘못하면 최악의 경우 원금을 까먹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상품 선택시 운용사나 수익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용범 삼성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어린이펀드는 자녀에게 알찬 경제교육을 시켜줄 수 있고 올바른 투자가치를 갖게 만들어주는 훌륭한 상품”이라며 “단기 수익률에 연연하지 말고 최소 5년 이상 꾸준한 투자로 아이에게 장기투자의 결실을 보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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