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K씨(38)는 올 휴가철 필수 준비물이 태블릿PC다. 이유는 이렇다. K씨는 1년전 이 맘때쯤 제주도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는데, 이틀째 되던 날 주식시장을 살피기 위해 콘도내 PC방을 찾은 게 화근이었다. 점심먹고 주가만 잠깐 검색하고 나온 다는 게 장이 끝난 3시 넘어서야 숙소로 되돌아 온 것이다. 남편을 기다리다 지친 아내는 "오후 일정을 망쳤다"고 화를 냈고, 아이는 울먹였다. 결국 K씨는 두 사람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고, 그 해 휴가는 잊을 수 없는 악몽으로 남았다. 하지만 K씨는 올해에는 작년과 같은 악몽을 되풀이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K씨는 최근 장만한 태블릿PC에 모 증권사의 모바일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깔아 실시간으로 주식매매를 할 수 있도록 사전준비를 해 둔 상태다. 휴대가 간편해 산이나 해변, 심지어 외국 어디서도 민폐를 끼치지 않고 바로 바로 시황을 체크하고 매매 주문을 넣을 수 있다. K씨는 해변에서 가족들과 함께 느긋하게 휴가를 즐기면서도, 터치 한번에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떠 있다.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등 태블릿PC 보급이 확산되면서 모바일로 주식매매를 할 수 있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이 직장인과 젊은 층 사이에 인기다. 휴가지에서도 실시간 주식시장을 체크할 수 있어 K씨와 같은 투자자들은 휴가철 준비목록 1순위다. '손안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도 불리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은 PC나 노트북 대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 주식거래를 할 수 있다. 2009년말 MTS를 통한 일 거래대금은 전체의 2%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MTS거래도 급격히 증가해 올해 6월말 현재 8~9%대로 급신장했다. 1년새 4배 이상 거래가 늘어난 것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MTS 접근성이 용이해진 데다, 거래수수료도 저렴해 MTS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경우 과거 피처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화면이 크고 선명해 차트도 보기 좋고 매매편리성도 뛰어나 젊은 투자자를 중심으로 MTS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근무시간내 직원들의 주식거래를 원천차단하기 위해 회사 PC에 HTS를 설치할 수 없도록 하면서 MTS는 더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사무실 PC로는 증권사이트가 차단돼 있기 때문에 담배피우러 나왔다가 스마트폰으로 주가를 확인하거나 매매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며 "동료나 다른 회사 친구들도 대부분 MTS를 활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증권사들은 젊은 투자자들의 니즈(Needs)를 반영, 편리성을 높이거나 다양한 콘텐츠 제공, 수수료 인하 등을 통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모바일 전용 서비스인 'mPOP'을 통해 단일 앱에서 고객의 거래성향과 이용단말기에 따라 'mPOP-easy', 'mPOP-pro', 'mPOP-Tab'중 적합한 프로그램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10월 아이패드 전용앱인 '스마트탭'을 개설해 대형증권사 가운데 최초로 태블릿PC용 MTS를 선보였고, 올 3월에는 삼성전자에서 출시되는 스마트TV 전용 앱을 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개발해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정보이용료 부담 없이 10가지 플랫폼의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최근 빠르게 증가하는 스마트폰 주식거래 추이에 발맞춰 최적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 1월 '유퍼스트 스마트 엠플러스(YouFirst Smart M+)'를 내놓으며 MTS 최강자를 목표로 대대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와 투자컨설팅센터 등 총 1,000여명의 영업직원을 참여시켜,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 주식 정보는 물론 투자상담을 고객에게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아이패드, 갤럭시탭 전용인 '사이보스 터치(CYBOS Touch)'를 운영하고 있다. 사이보스 터치에서는 기본적인 트레이딩 서비스 외에도 이체서비스, 핫이슈 종목, 테마입체분석, 국내외 주요지수, 프로그램 매매동향, 종목리포트, 증권뉴스 등 다양한 투자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이보스 터치는 고객의 편의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증권의 자체 모바일 서비스 브랜드인 'Smart M'은 분초를 다투는 치열한 증권시장에서 장소나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고객의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실시간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트레이딩 시스템을 제공하는 등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긴 여름휴가철 내 주식에 대한 조바심으로 자칫 가족들과 함께 한 휴가분위기를 망칠 수도 있다"며 "휴가가기전 증권사 MTS 전용 앱을 다운받아 두면 산이나 해변가 등 휴가지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여름휴가를 가기전에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마음에 드는 증권사 MTS를 내려받아 피서지에서 직접 주식매매를 즐겨보면 어떨까. '내 주식이 어떻게 됐을까' 휴가철 내내 조바심 하기보다, 바닷가나 산이나 풍경 좋은 데서 자유롭게 터치 한번으로 주식거래를 하는 손맛을 느껴보는 것도 휴가를 2배로 즐기는 방법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