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시스템즈 '해조류 바이오에탄올' 2012년께 상용화<br>'녹조류 바이오에탄올' 원천기술도 국내서 보유
| 전처리된 구멍갈파래 조직세포의 전자현미경 사진. 기존 방법인 60도 물에서 초음파로 처리된 세포 조직의 모습(A)은 조직 표면이 비교적 대부분이 고르게 파괴되지 않고 비정상 상태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초임계 상태에서 이온화 액체로 처리된 세포(B)는 처리 후 2시 간이 경과하자 해조류 조직이 완전히 무너져내려 고르게 균질화됐다. /사진제공=한국해양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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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 전세계가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세계 각국은 태양광ㆍ풍력발전 비중을 늘리는 한편 폐자원이나 바이오매스(식물ㆍ미생물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생물체 유기물)를 활용해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 개발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바이오매스를 미래 청정에너지원으로서뿐만 아니라 경제발전을 이끌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정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는 가운데 특히 해조류를 이용해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는 원천기술이 세계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 받으며 부각되고 있다. 홍조류인 우뭇가사리를 활용해 만든 바이오에탄올은 이르면 3년 안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조류 바이오에탄올 2012년 상용화 가능할 듯=해조류를 이용해 바이오에탄올을 제조하는 기술은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을 활용한 것과 생산공정은 비슷하다. 원료인 바이오매스를 발효 가능한 당으로 분해시키는 전처리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단당류에 발효 미생물을 투입해 에탄올을 뽑아낸다. 하지만 해조류 바이오에탄올이 주목 받는 것은 옥수수 등 가뜩이나 부족한 식량자원을 사용해 에너지를 만든다는 비판에서 비교적 자유로운데다 원료 값도 저렴해 경제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바이올시스템즈는 지난 2007년 우뭇가사리에서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옥수수나 사탕수수의 경우 포도당의 일종인 글루코스가 100%인 반면 우뭇가사리는 갈락토스라는 당 성분이 60~70%를 차지한다. 이 갈락토스를 이용해 에탄올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은 바이올시스템즈가 유일하다. 특히 우뭇가사리는 생장속도가 빨라 옥수수나 사탕수수 같은 바이오 원료를 대량 재배하기 힘든 우리나라로서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김경수 대표는 "바이오에탄올의 생산단가는 원료 가격과 생산공정 효율이 절반씩을 차지하는데 원료 가격이 상승하면 생산단가도 비싸질 수밖에 없다"면서 "식량자원화 추세에 따라 옥수수나 사탕수수 가격이 오르면 바이오에탄올의 경제성은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우뭇가사리 바이오에탄올을 양산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생산수율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우뭇가사리 1톤을 넣으면 235리터 정도의 에탄올이 확실하게 나오고 최대 299리터까지도 가능하다. 김 대표는 "공정마다 300리터 이상의 에탄올이 일정하게 나와야 양산이 가능하다"면서 "생산수율을 높이기 위해 국내 주요 대학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내년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올시스템즈는 최근 금호석유화학과 전라남도ㆍ고흥군과 잇따라 투자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바이오에탄올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올시스템즈는 전남 고흥에 바이오에탄올 연구소 및 파일럿플랜트(pilot plantㆍ실증공장)을 짓는 한편 10㏊ 규모의 시험양식장을 조성해 2012년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013년까지 여수산업단지에 2,000억원을 투자해 2013년까지 연간 10만톤 규모의 해조류 바이오에탄올 생산시설을 짓고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들어갈 예정이다. 바이올시스템즈는 원활한 원료수급을 위해 지난 7월 필리핀 보홀주와 최대 100만㏊ 규모의 양식장을 향후 75년간 무상으로 임대 받는 MOU를 맺었다.
◇녹조류 바이오에탄올 원천기술도 확보=홍조류에 비해 상용화 추진 속도는 느리지만 녹조류인 구멍갈파래를 이용한 바이오에탄올 원천기술도 국내 기술진이 갖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과 강원대 공동연구팀은 구멍갈파래에서 에탄올을 추출하는 데 필요한 전처리 기술과 발효균주를 개발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지에 특허출원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매스를 발효가 가능한 당으로 분해시키는 방법은 셀룰로오스를 산으로 전처리하는 것이다.하지만 이 과정에서 독성이 발생해 에탄올로 발효되는 과정에서 발효균주가 죽게 된다. 공동연구팀은 전처리 과정에서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고압액화기술(HPLT)을 적용해 독성 발생을 원천적으로 봉쇄했다.
강도형 책임연구원은 "구멍갈파래를 임계점 이상의 초임계 상태에서 처리하면 완전히 균일화되는데 이 과정에서 화학용매 대신 물을 사용한다"면서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독성이 발생하지 않고 원료도 동물사료첨가제 등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단당류에서 에탄올로 전환할 때 사용되는 발효균주도 새로 개발했다. 이 균주로 발효 공정을 진행한 결과 최대 160g/L의 에탄올을 생산했는데 이는 기존에 보고된 세계 최대 에탄올 생산량과 비슷한 농도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강 박사는 "기존 바이오에탄올 전처리 공정은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한데다 부산물 재활용이 여의치 않았지만 해양연구원이 개발한 공정기술은 저비용 고효율에다 환경친화적인 것이 특징"이라면서 "당분간 원천기술 개발에 더욱 집중한 뒤 내년 하반기쯤 파일럿플랜트를 짓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