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체들이 전년에 비해 매출은 늘었지만 과도한 단가경쟁으로 수익성은 좋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통운은 올 한해 총 매출이 전년 대비 13.6%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오히려 5% 가량 줄었다. 이에 대해 대한통운 관계자는 “2003년 초반부터 택배사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택배 단가를 잇따라 낮췄기 때문에 매출은 늘었어도 순이익은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업택배 물량의 경우 1박스 당 3,000원대 초반에 형성됐던 단가가 2,000원대 후반까지 떨어져 택배사들의 수익성이 좋지 못했던 것이다.
CJ GLS도 올 매출이 전년 대비 17% 가량 성장했으나 순이익은 매출 증가 추세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CJ GLS 관계자는 “택배사들이 과도한 단가경쟁을 벌여 순이익이 좋지 못했다”며 “특히 지난해 물류 설비를 늘리는 등 과감한 투자에 나섰으나 올해 경기 침체로 투자비용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택배는 올해 총매출이 1,816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률은 3.57%에서 4.69%로 증가했다. 그러나 현대택배도 단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당초 목표했던 순이익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주호 현대택배 마케팅 팀장은 “택배사들의 저단가 영업은 결국 서비스 질의 저하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택배사의 부실을 초래한다”며 “내년에는 택배사들이 단가경쟁이 아닌 서비스경쟁으로 영업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