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주춤하던 특허괴물들, 국내법 윤곽 드러나자 2차 공세

지식재산기본법 제정 끝나자 삼성·LG·현대차 타깃 잇단 소송<br>소프트웨어·車 등 대상 확대에 거액 로열티 요구사례도 급증<br>국내기업 대응책 마련 고심



특허괴물(Patent Troll)들이 최근 들어 더욱 기승을 부리면서 국내 기업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활동 중인 특허괴물이 400여개에 육박하고 소송범위도 소프트웨어와 자동차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들 특허괴물이 애플ㆍHP 등뿐 아니라 삼성ㆍLGㆍ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을 타깃으로 삼고 있어 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2일 미국 반특허단체인 패턴트프리덤에 따르면 올 1월 현재 활동 중인 특허괴물은 380개 이상이다. 이는 지난 2009년 말의 200여개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실제로는 400여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허괴물들의 특허사냥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또 특허괴물들 간 특허 양도ㆍ양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특허괴물로 한국 기업을 괴롭혀온 인텔렉추얼벤처스가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10일에 무려 432건의 특허를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활동영역도 확대되면서 매달 신규로 발생되는 특허괴물들의 특허소송 가운데 50~60%가량이 소프트웨어로 채워지는 등 양적으로는 물론 활동범위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식재산보호협회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에 전자부품이 많이 사용되면서 특허괴물들이 자동차를 대상으로 소송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고 소프트웨어 특허소송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 특허괴물이 삼성ㆍLGㆍ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는 점이다. 특허괴물들이 2006~2008년에 국내 기업을 집중적으로 괴롭히다 2009년 정부가 지식재산기본법 제정에 나서면서 주춤했다가 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자 다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2009년에 국내에서 특허괴물이 이슈화됐고 그에 맞춰 지식재산기본법 제정이 추진됐다"며 "특허괴물들이 법 제정 과정에서 잠시 공세를 완화했다가 법 제정 작업이 윤곽을 드러내자 다시 고삐를 죄고 있다"고 전했다. 법 제정 과정에서 공세를 강화하게 되면 우리 정부가 법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인식한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른 관계자는 "법 제정 작업이 끝나자 특허괴물들이 우리 기업에 다시 거액의 로열티를 요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이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할 뿐이지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주요 기업 가운데 특허괴물로부터 가장 많은 소송을 당한 기업 톱10에 삼성과 LG가 랭크됐다. 반특허단체인 패턴트프리덤에 따르면 1위는 애플로 총 20건, 2위는 HP로 17건을 기록한 가운데 LG가 15건으로 4위, 삼성이 12건으로 7위에 올랐다. 이 같은 수치는 특허괴물이 국내 기업을 가장 심하게 괴롭혔던 2008년 기록은 물론 2009년보다 많은 것이다. 2009년에 삼성과 LG는 각각 6건과 7건의 특허소송을 당하는 데 그쳤다. 한마디로 2009년 뜸했던 특허괴물들의 공세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다시 크게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특허괴물 공세가 한층 강화될 움직임을 보이자 국내 기업들은 한편으로는 화해하고, 한편으로는 강하게 대응하는 양면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특허소송을 건 특허괴물(스마트폰 테크놀로지)과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소를 취하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역시 특허소송으로 괴롭혀온 특허괴물 오리온과 소를 취하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관계자는 "특허괴물이 국내 A기업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마저 들리고 있다"며 "지식재산기본법이 마무리되면서 움츠러들었던 특허괴물 공세가 다시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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