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산업이 고부가 첨단산업으로 변신한다.`
국내 철강업체들이 체질강화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2010년에도 세계 철강강국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양적인 팽창보다는 수익성을 높이는 내실전략을 기본 경영방침으로 세운 상태다. 특히 고부가 제품의 생산에 힘을 쏟고 있으며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생산체제를 재편하는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생산량을 늘리고 싼 가격으로 공급하는데 집중했으나 범용제품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요산업이 고도화된 만큼 세계 최고수준의 품질을 갖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철강업체가 생존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고부가가치화로 수익성 높인다=철강업계가 무엇보다 신경을 쓰는 것은 혁신적인 철강공정 기술을 경쟁사에 앞서 개발하는 것이다. 포스코의 경우 용융환원제철기술(FINEX)를 2005년까지 상업화하는 것에 회사의 운명을 걸고 있다. 어떤 업체가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시장에 먼저 내놓느냐에 따라 세계 철강산업의 주도권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전기로업체들은 종래 5개 공정을 3개 공정으로 단축해 설비투자비를 40% 절감하는 것은 물론 공정원가의 1/3, 에너지의 80% 정도를 줄이는 스트립캐스팅 기술을 2007년까지 상업화 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이와 함께 수명ㆍ안정성이 향상된 차세대 구조용 강재를 개발하고 있으며, 강도와 기능을 2배 이상 향상시킨 구조용 금속소재인 `Inno-2010`개발을 통해 무공해, 경량화, 재활용 등의 한계를 극복할 계획이다. 또 환경친화적인 청정기술을 개발해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자발적인 협약을 맺어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이밖에 냉연ㆍ표면처리강판ㆍ와이어로프 등의 생산기술을 고도화하는 방안으로 향후 10년동안 정부와 공동으로 50건의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구조개편 지속 추진=철강업계는 구조개편을 통한 생산체제의 효율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기로업체들의 경우 국내외 업계 공동으로 조강설비의 감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감축규모는 200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수요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선진국형 공급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철근 대 형강의 생산비율을 현재 2.3대 1에서 2010년에는 1.7대 1로 조정할 계획이다.
냉연강판 분야에서는 경쟁우위에 있는 제품을 집중 육성하는 방식으로 전문화를 추진한다. 더불어 수요를 감안할 때 안정적 가동을 위해서는 냉연설비 1기(100만톤 규모) 수준의 감축이 필요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특수강 분야는 전문화돼 있는 생산체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자동차ㆍ가전용 소재 국산화를 위한 수요업체와의 협력체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강관은 대기업은 대구경, 구조용강관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고 중소기업은 범용제품을 생산하는 특화체제를 갖춰가고 있으며, 선재가공 부문은 중국ㆍ동남아ㆍ미국 등에서의 현지생산을 늘리는 등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기로 했다.
◇통상마찰 대응과 신수요 창출=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ㆍ중국 등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하는 등 통상마찰이 심화됨에 따라 이에 대한 철강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철강 통상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은 물론 주요 거점지역에 대한 해외투자를 늘리고 국제 공동기술개발 등을 활성화해 전략적 협력기반을 쌓을 계획이다.
철강업계는 앞으로 철강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찾는데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철골조 건축물이나 스틸하우스 등 잠재력이 풍부한 분야의 신수요를 만들어낼 경우 앞으로 안정적인 철강 소비처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설ㆍ자동차ㆍ금속캔 등에서 철강재 이용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 보급하기 위해 수요업체와의 협력체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밖에 철강업계는 전자상거래 기반을 구축, 2005년에는 전자상거래 비중을 판매의 경우 20%까지, 구매는 3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조영주기자 yj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