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대선과 지도부 세대교체가 예정돼 있어 가히 '정치의 해'라 불릴 만하다. 이에 따라 글로벌 양대 축으로 꼽히는 두 국가가 정력 교체기를 맞아 강력한 경기부양 카드를 꺼내 들 것인지 전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로 세계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지만 미국과 중국이 양적완화 등을 통해 경제 살리기에 나선다면 유럽 악재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선을 노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우 재선 여부는 경기회복 속도에 달려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취임 이후 의료보험 개혁법과 월가 개혁법 도입, 이라크 전쟁 종료, 오사마 빈라덴 사살 등의 성과를 냈음에도 그의 지지율이 신통치 않은 것은 경기가 살아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나마 최근 들어 실업률 등 일부 경기지표가 개선되면서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 등 경기회복에 정치 운명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그는 지난 11일 백악관에서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로 일자리를 가져오는 기업에 대한 새로운 세제 혜택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최대 수출 시장인 유럽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점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차 양적완화(QE3)를 조기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유럽 국가의 신용등급을 무더기 강등하며 충격을 더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미 대통령의 재선을 막아야 하는 공화당이 대선 전에 경제 회생 카드를 마련하는 데 힘을 실어줄 리 없다"면서 눈에 띄는 경기부양책이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역시 인플레이션 압력이 1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완화되면서 부양책을 쓸 여지가 커진 상황이다. 지난 2011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 지난해 7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다. 이와 함께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어 오는 23일 춘제(설) 직후를 시작으로 중국 인민은행이 올해 총 4~5차례의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판강 중국 국민경제연구소(NERI) 소장은 "2009년 단행한 4조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중소기업의 유동성 제고 정책 등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시장경제를 경험한 시진핑 시대가 열릴 경우 제도적인 경제개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