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적 나염기술업체 「제양산업」 나재순 사장(인터뷰)

◎“디자인 초일류화 추진이 성장 비결/창의성 증진위해 생산직도 해외출장”『국부의 증진을 위해서는 기업규모와 관계없이 제품의 초일류를 지향해야 하며, 초일류제품을 만들기 위한 관건은 바로 창의력을 갖춘 전문인의 양성입니다』 패션의 본고장인 유럽시장에 나염직물로 도전, 우리의 나염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제양산업(주)의 나재순 사장(47)은 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 기업들이 무엇보다도 우선 추구해야 과제를 이렇게 설명했다. 제양산업은 의류완제품이 아닌 염색가공업을 하고 있어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지만 국내 종합상사나 세계적 유통업체인 미국의 불루밍데일이나 JC 페니, 독일의 칼스타트등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의 나염기술을 가지고 있는 업체로 각광받고 있다. 또 섬유업 경기가 사양화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게 불황을 타지않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85년 창업해 10년 남짓 흐른 지금 제양산업의 수출규모는 5천만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내년도에 6천7백만달러, 그리고 오는 2000년에는 수출 2억달러를 달성할 계획으로 있다. 또한 수출 초기 전량 하청방식에 의해 제품을 생산했으나, 최근 경기도 포천에 5개의 생산라인을 갖춘 자체 생산공장을 준공, 전체 수출물량(1천7백만야드)의 80% 선인 연 1천4백만야드의 나염직물을 생산해 내고 있다. 제양산업이 이처럼 단기간내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초일류를 지향하는 나사장의 경영방침이 절대적인 몫을 차지하고 있다. 나사장은『나염이란 실을 염색하는 사염이나 원단을 염색용액에 담궈 전면을 균일하게 염색시키는 침염과는 달리 원단에 여러 무늬와 색상 표현을 할 수 있도록 스크린을 통해 염색하는 것으로 디자인 여부에 따라 일반 원단에 비해 최고 4∼5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서『이같이 디자인의 세계 초일류화를 추진한 것이 오늘의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말했다. 나사장의 말처럼 제양산업의 나염직물은 디자인의 우수성으로 인해 일반 나염직물(야드당 1달러50센트)보다 2배 비싼 야드당 3달러씩에 팔리고 있다. 나사장은『비지니스는 외형보다는 마진이 얼마나 남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면서『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이라고 해도 세계적으로 내세울 만한 초일류제품이 없는등 질보다는 양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고 지적했다. 나사장은 이어『독일의 경우는 외형이 1억달러 남짓한 규모이면서도 세계 초일류제품을 생산하는 다양한 업종의 중견기업이 많아 오늘날 유럽경제를 이끌어 가고 있다』면서『반도체등 몇개 대기업 품목에 매달려 소나기식 수출을 지속, 약간의 차질만 생겨도 국가경제 전체가 휘청이는 우리의 현주소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제양산업의 나염직물이 세계 최고수준으로 인정받기까지는 초일류제품을 추구하는 나사장의 경영방침과 함께 창업 10년간 쏟아부은 80억원에 이르는 디자인 개발비, 그리고 특히 창의성을 갖춘 전문인을 집중 육성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나사장은『창의성을 갖춘 전문인만이 세계 초일류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제양산업은 매년 50회 이상 사무직 직원은 물론 연휴때는 생산직 직원도 디자인 파워를 기르도록 해외출장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나사장은『국내 미술대 출신들을 채용해보면 창의력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어 단순한 기능인을 대하는 느낌』이라면서『이는 창의력 증진 교육을 도외시하고 있는 국내 교육기관의 무관심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점을 고려, 나사장은 평창동에 연건평 6백평(지상 3층 지하 1층)규모로 짖고 있는 사옥이 완성되면, 지하층을 디자인 전시실로 꾸며 미대생에게 개방할 계획이다.<정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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