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지난 9월 업계 최초로 시행에 들어간 유선전화 정액요금제에 대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목표인원을 할당받은 KT 직원들이 정액요금 외 별도요금 체계를 알리지 않는가 하면, 가입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를 모르고 전화를 과다 사용한 이용자들의 요금이 천정부지로 나와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가입누락으로 전화요금 2~3배 나와
지난달 KT에 다니는 친구의 권유를 받고 시내외 정액요금제에 가입한 박모(35)씨는 최근 첫 요금 고지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가입당시 정액요금이 1만4,000여원이라고 들었으나 시내외 요금만 3만여원이 더 나왔기 때문이다.
박씨는 "정액요금제 가입이 된 줄 알고 마음 놓고 시외전화를 사용했는데 요금고지서를 받고서야 미가입된 걸 알았다"며 "KT측이 사전 통지만 해줘도 이런 황당한 일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달 2일 시내외 정액요금제에 가입했던 회사원 김모(36)씨도 11월 요금고지서에 시외 전화요금이 약정했던 요금보다 2,000여원이 더 나와 황당했다.
시내요금만 2일 가입하고 시외요금은 7일 가입된 것으로 처리돼 2~6일 사이에 사용한 시외요금이 별도 추가됐기 때문이다.
◆별도요금 안내 안해
정액요금제 내용에 대한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정액요금제는 가입 전 자신의 월 평균 전화요금에 1,000~5,000원을 더한 금액을 기본으로 하고 휴대폰에 거는 요금과 월 기본료 2,500~5,200원은 별도로 청구되고 있다.
예를 들어 시내외 정액요금이 3만원, 휴대폰에 건 요금과 월 기본료가 1만원, 3,700원이면 부가세 등을 제외한 납부요금은 4만3,700원이다. 하지만 상당수 고객들은 가입 후 첫 요금고지서를 받고 나서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자영업자 강모(45)씨는 "정액요금제를 신청하면 월 정액에 무한정 사용할 수 있다는 KT 직원의 설명을 듣고 가입했으나 막상 요금고지서를 받고 보니 휴대폰에 건 사용료는 정액요금과 무관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직원의 감언이설에 속은 기분이 들어 불쾌했다"고 말했다.
◆과당 가입유치가 원인
이 같은 잡음은 KT측이 휴대폰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유선전화의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오는 12월9일까지 기존 고객들의 정액요금제 가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KT측이 직원들에게 직급별로 1인당 50~200명, 많게는 400명까지 가입고객을 할당시킨 것으로 알려져 직원들이 할당목표를 채우기 위해 친지와 친구 등을 대상으로 무차별로 가입시키고 있다.
한 KT 직원은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추석 전후부터 업무시간은 물론 집에서도 친구와 친지들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며 "강제할당은 아니라지만 인사에 불이익을 당할까봐 마지 못해 응하고 있다"고 실토했다.
김광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