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그루지야 내 자치 공화국인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야의 분리 독립을 지지한다고 밝혀 그루지야를 지지하는 미국과의 팽팽한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 정부가 조만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휴전결의안을 제출하고,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중재에 뛰어드는 등 파국을 막기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전날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야 자치공화국이 그루지야에 귀속되는 것을 동의하지 않는 이상 그루지야는 이들 두 공화국을 그루지야 영토로 회복할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은 "그루지야의 영토가 존중돼야 한다"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촉구에 반하는 것으로, 당분간 미ㆍ러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14일 모스크바에서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야 지도자들과 회담을 갖고 두 자치 공화국에 대한 러시아의 지지를 거듭 밝혔다.
미국은 이런 러시아의 입장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도 군사적 개입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러시아와 군사적 충돌은 없겠지만, 미ㆍ러 관계가 수년 간 악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검토하고 있지만, 러시아와의 교역 규모가 미국의 10배 이상이며, 러시아에 자원을 크게 의존하는 유럽이 반대하는 한 효과를 보긴 힘들다"고 분석했다.
한편 그루지야 정부는 러시아군이 그루지야 제2의 도시인 쿠타이시로 탱크를 진격시켰다고 주장하는 등 러시아와 그루지야간 공방전은 평화중재안 합의가 무색할 만큼 치열한 상황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