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가 조정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금리인상 움직임과 유가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 주식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차기 의장으로 벤 버냉키가 지목됨으로써 반짝 상승했지만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 성장 둔화 우려로 상승세를 고스란히 반납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할 경우 아시아 증시에 지난 2003년과 올 봄에 나타났던 투매 현상이 거세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유지할 경우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고 있다.
모건스탠리 홍콩 지점의 앤디 시에 아ㆍ태경제 수석연구원은 “고유가와 글로벌 금리인상이 아시아 증시에서 투매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증시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미국발 금리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유동성 축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FRB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1일(현지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인상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 유로존 경기가 호전되면서 유럽중앙은행(ECB)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나마 버팀목이 되어주는 건 안정세로 돌아선 국제 유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수요 감소로 유가가 배럴당 56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점치면서 이후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 배럴당 40달러대에 진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28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 225지수는 전날보다 70.54포인트(0.53%) 내린 13,346.54로 장을 마쳤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16.92포인트(1.5%) 하락한 1,080.87을 기록하며 3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홍콩 항셍지수는 165.23포인트(1.15%) 내린 14,215.83으로 마감됐다. 대만의 가권지수와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스지수도 각각 0.5%, 0.43% 하락하며 지난 주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