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독창성 없어도 흥행만 성공하면…"

대박 영화 속편 봇물<br>스파이더맨·슈렉·카리브의 해적등<br>블럭버스터 후속작 개봉 잇달아

다다익선(多多益善). 할리우드의 메이저들은 일단 한 영화가 빅 히트를 하면 계속해 속편을 만드는 '속편 중독증후군'(?)의 집단일 듯 싶다. 올해는 특히 한 해 총 흥행수입의 평균 40%를 버는 할리우드의 여름장이 시작되는 5월에 3편 초대형 빅히트작들의 제3편들이 앞뒤를 다투어 개봉된다. 먼저 5월 4일에 '스파이더맨3'가 개봉되고 이어 18일에는 만화영화 '슈렉 제3편' 그리고 마지막으로 25일에 주윤발이 해적으로 공연하는 '카리브의 해적:세상의 끝(Pirates of the Caribbean: At World's End)'이 각기 개봉된다. 전문가들은 세 영화가 높은 팬들의 기대를 업고 각기 북미시장에서 4억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수입과 DVD와 TV방영권까지 합치면 편당 10억달러를 벌 것이란 전망이다. 바로 이런 천문학적 수입 때문에 할리우드는 독창적인 작품을 외면하고 속편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속편의 붐에는 영화사의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사고방식 외에도 예술 대신 흥미에 쏠리는 팬들의 기호도 한 몫 하고 있다. 2005년 저조하기 짝이 없었던 할리우드의 흥행수입을 지난 해 반전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한 영화가 '카리브의 해적' 제2편 '카리브의 해적: 망자의 궤'였다. 따라서 올 해 이 3편의 제3편의 흥행여부에 할리우드가 목을 매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계상 역대 할리우드의 흥행 베스트10을 보면 1위인 '타이타닉'을 제외한 나머지 9편은 모두 속편이거나 빅 히트작들의 자매편들이다(그러나 인플레율을 환산했을 경우 역대 흥행 제1위는 아직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다.) 스파이디와 슈렉과 해적선장 잭에 이어 6월 8일에는 또 다른 제3편으로 조지 클루니와 브래드 피트 등 올스타 캐스트의 한탕털이 시리즈 '오션의 13인(Ocean's Thirteen)'이 개봉되고 8월 10일에는 재키 챈과 크리스 록이 공연하는 액션 코미디 '러시 아워 3'가 각기 개봉된다. 가히 '제3편의 해'라 부를 만 하다. 그리고 7월 18일에는 해리 포터시리즈 제5편인 '해리 포터와 불사조 단(Harry Potter and the Order of Phoenix)'도 개봉된다. 영화가 속편을 거듭할수록 제작자나 감독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마지막 속편의 재미나 규모가 그 전편을 능가해야 한다는 점. '러시아워 3'의 브렛 래트너 감독은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제3편이 액션영화일 경우에는 전편보다 더 화끈한 액션을 그리고 코미디일 경우에는 전편보다 더 많은 웃음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해 영화계를 내다본 기사를 쓴 타임은 이들 대형 속편들의 문제는 이들이 기계가 찍어낸 국화빵같은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반지의 제왕'과 '대부'시리즈 제1ㆍ2편처럼 판을 거듭하면서 내용을 진화시켜 나가지 못하고 계속 비슷한 얘기를 복사하는 식으로 만들 경우 결국 팬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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