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건설업계 '우울한 연말'

대규모 인원감축·부서 통폐합 등 구조조정 한파<br>내년 신규주택 물량 급감 예상에 관련업계 '울상'


‘글루미(gloomy) 크리스마스.’ 건설업계가 우울한 연말을 맞고 있다. 인원감축 및 부서 통폐합 등 구조조정이 임박한데다 대다수 건설업체가 내년도 신규 주택 공급물량을 대폭 줄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업계에도 유탄이 떨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중견건설업체 A사의 경우 이번달 안에 두자리 수 규모의 명예퇴직 신청을 받을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직은 인원감축 폭이 더 커서 최대 100여명의 직원이 옷을 벗을 상황이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퇴직이 임박한 임원과 계약시점이 만료된 계약직 위주로 조정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내가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회사분위기가 얼어붙었다”고 전했다. 또 시행사인 B사는 빠르면 올해 안에 전체 직원의 최대 3분의1을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불과 석달 전만 해도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었지만 경기 침체의 파고가 예상 외로 심각해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며 “인원감축이나 감봉 중 어느 쪽이든 우울한 연말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 내 조직개편 작업 역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조직개편은 연말ㆍ연초에 사업계획 수립과 더불어 통상 있었던 일이지만 이번에는 뭔가 분위기가 다르다는 게 건설업 관계자들의 한결 같은 토로다. 대형건설업체 C사의 경우 40여개에 달하는 부서를 일부 통폐합하면서 임원급 직원들의 자연스런 퇴직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부서가 줄어들면 임원 수 역시 줄어드니 이를 통해 임직원 수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표면적으로는 인원 재배치를 통한 업무 효율성 강화를 내세우겠지만 사실상 구조조정을 향한 포석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런 경향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업체일수록 더 커 상당수 중견업체들이 대규모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건설업체 D사의 한 임원은 “현재 대부분의 건설사가 성장이 아닌 생존을 내년도 목표로 잡고 있는 실정”이라며 “매년 이뤄지던 조직개편도 상황이 이렇게 되니 두렵기만 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들 역시 건설경기 한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각 건설사의 신규 분양이 줄어들 경우 광고 수입 역시 급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보제공업체 E사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 등 대형 포털업체들마저 사업 영역을 넘보는 판에 건설사의 신규 공급마저 줄어든다고 하니 내년도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잔여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해 연말에 집중되던 건설사들의 광고도 올해는 뚝 끊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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