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지역의 국내총생산(GDP)이 32조7,000억달러로 전세계 GDP(70조달러)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큰 탓이다. 또 현재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간 자유무역 구상도 유명무실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의 경제 규모가 워낙 크고 복잡한 만큼 전세계 무역협정에 좋은 선례를 남겨 향후 세계 각국 간 FTA가 더 촉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성명에서 양측은 "이번 협상으로 양측은 무역범위를 넓힐 뿐 아니라 전세계 무역 규칙을 발전시키는 데 일조하고 다자 간 무역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국 경제 악화가 협상개시의 촉매역할=사실 미국과 EU의 FTA는 30여년 전부터 거론돼왔지만 그동안 농업 분야를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론이 걸림돌이 되면서 지지부진했다.
이후 양국의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FTA가 해법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지난 2011년부터 협상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역내 경제 악화가 심화된 유럽이 적극적이었다. 유럽 내 주요 수출국인 독일과 영국이 유럽 내 재정위기와 부실 은행 위기에서 탈출하려면 FTA를 추진해야 한다고 회원국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반면 미국은 EU만큼 적극적이지 않았다. EU가 먼저 한목소리로 미국과의 FTA 추진에 임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해야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었다. EU의 회원국이 워낙 많아 협상 중 한 국가라도 이견을 나타내면 협상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8일 EU 정상회담에서 각국이 "미국과의 FTA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함으로써 비로소 양측은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 것으로 보인다.
◇EU 건강ㆍ안전 관리 법안이 걸림돌=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농업의 EU 수출에 깐깐한 EU의 건강ㆍ안전관리 법안이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이번 FTA가 추진되면 WTO 산하의 다자간 FTA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지기 때문에 각국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할 것인지도 숙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