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달러화 매도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당분간 환율 리스크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증시를 견인해온 수출주가 환율 하락에 따라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환율부담으로 당분간 ‘숨고르기’를 한 뒤 추석 이후 1,400선 안착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환율하락이 단기적인 조정빌미를 줄 수 있지만 4ㆍ4분기 상승추세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원화절상, 증시에 단기 부담될 듯=원ㆍ달러 환율은 20일 위안화 절상 가능성에다 월말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물이 나오면서 하락세를 이어가 전날보다 1원40전 떨어진 950원80전으로 마감하며 950원을 위협했다. 지난 5월 이후 단기 상승추세의 하단이 붕괴된 것이다. 이날 위안화의 경우 상하이 외환거래소가 은행간 거래 기준환율을 달러당 7.9299위안으로 고시, 처음으로 7.93위안을 하향 돌파하면서 전날에 이어 이틀째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영향으로 이날 삼성전자ㆍ현대차ㆍ하이닉스 등 수출 관련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떨어졌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위안화 변동폭 확대 가능성, 월말과 추석연휴를 앞두고 나타나는 수급상의 미스 매치가 단기적으로 원화를 급격히 절상시키고 있다”면서 “최근 ITㆍ조선ㆍ자동차 등 대표 수출주들이 주가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원화절상은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주 일시 조정 후 계속 간다=하지만 단기적인 환율 급락은 국내 증시에 있어 조정의 빌미가 될 수는 있겠지만 조정 이후 다시 반등할 것이며 수출주의 주도주 역할 역시 계속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이 금리를 재차 동결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국제통화기금(IMF) 총회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내수부양을 보다 강하게 강조할 가능성이 높아 달러가치가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경우 국내 수출주의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가하락과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수출주 환경이 개선되고 있으며 여기에 환율까지 뒷받침해준다면 증시에 상당한 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연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신흥 아시아 국가들의 원가 절감 수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현상은 아시아 수출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섹터와 현대차로 대표되는 자동차 부품업종 등 수출 관련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종목 접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위원도 “단기 원화절상 현상을 감안해 코스피지수가 1,400선을 바로 뚫고 올라가지는 못하겠지만 추석 이후 환율이 반등하면서 1,400선 안착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