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달러화 강세행진 본격화 여부 촉각

이라크전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그 동안 맥을 못 추던 달러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말 이후 지속적인 내리막길을 걸어왔던 달러가 최근 회복의 조짐을 보이면서 달러가 본격적인 랠리에 돌입할 것인지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백악관이 `후세인 정권은 끝났다`고 선언한 1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전날 엔화대비 119.67보다 상승한 120.52로 마감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 1.0782에서 1.0754를 기록, 달러가치가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 달러는 미국의 3월 소매매출과 4얼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발표되면서 장 중 내내 강세를 보였다.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미국의 3월 소매매출은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9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미시간 대학이 발표한 4월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79를 훨씬 웃도는 83.2를 기록했다. 지난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9년래 최저치인 77.6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매우 고무적인 결과다. 이에 따라 이라크 전쟁 이후 소비심리가 호전되고 전후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달러에 대한 자신감도 높아지고 있다. UBS 와버그의 외환투자 전략분석가인 대니얼 카지브는 “전쟁 이후 미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달러와 미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이렇게 되면 최근 확대되고 있는 경상수지 적자를 상쇄, 강한 달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난 주말의 경제지표와 외환시장의 움직임이 미 경제의 신뢰 회복을 향한 `순조로운 출발`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또 강 달러를 지지하는 미국과 엔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넉 달째 엔화를 매도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노력 역시 당분간은 달러가 강세를 띠게 될 것이라는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강한 달러를 지지한다”고 재차 천명했다. 물론 아직 미 경제와 달러의 회복세를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오랫동안 신중한 자세를 견지해온 투자자들은 실질적인 생산부문과 미국의 고용시장, 즉 실업문제의 개선에 대해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적어도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시카고 소재의 뱅크원 캐피털 마켓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크레이그 래리머는 “향후 세달 동안은 달러의 랠리가 예상된다”며 “ 유로 당 1.01달러 수준까지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라크전 발발 무렵 산유국들의 잇단 증산으로 최근 원유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난 주말 유가는 4주 연속 하락세로 마감됐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오는 24일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회의에서 감산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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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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