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경련 임시총회]“경제위기 기회로 전환 기업이 개혁주체 돼자”

재계는 최근의 경제상황을 사실상의 위기로 판단, 앞으로 새 정부에게 기업 이익만을 요구하기 보다 국가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책제안을 펼치기로 했다.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임시총회에서 손길승 회장은 기조설명을 통해 “지금은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라며 “기업들이 보다 긴장하고 잘 준비해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 자리에서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구상은 바로 기업들이 원해왔던 것”이라며 “앞으로 3~4년이 한국을 선진국으로 끌어올릴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름하는 중대한 기로”라고 말했다. ◇개혁 주체론=재계는 앞으로 정부의 정책에 협조하는 정도를 넘어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손 회장은 “그동안 우리가 펼쳐왔던 모든 노력들이 한국을 변화시켜온 동인”이라며 “개혁의 주도세력은 바로 우리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또 “국가의 성장엔진이었던 기업들이 사회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며 “국민들의 사랑을 받도록 변신해야만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활동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들로부터 기업이 제대로 활동하고 있다는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만 개혁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손 회장의 재계를 향한 주문이다. 동시에 한국의 성장동력은 기업에서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해줄 것은 해주고 받을 것은 받겠다`=재계는 개혁정책을 표방하는 새 정부와의 관계설정에 대해 낮은 자세보다는 동반자적 자세를 취하겠다는 모습이다. 손 회장은 “국가경쟁력의 주체는 기업”이라며 “(정부를 향해) 우리가 이런 것들을 하려고 하니 정부도 이런 것들을 마련해 달라는 방식으로 과거보다 한 차원 높은 요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또 “지난번에 노무현 대통령과 만났을 때 노 대통령은 갈등과 이견이 있다면 반드시 토론과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 일방적으로 몰아부치지 않겠다는 점을 거듭 약속하셨다”며 “기업은 더 이상 (국가 정책에 대해) 방관자나 관찰자가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쉽게 말해서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듯 기업들이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정책 아이디어를 제공해야 한다는 자세다. 이날 상근부회장으로 정식 취임한 현명관 부회장 역시 이 같은 입장을 강조했다. 현 부회장은 “핵심 전략품목은 앞으로 3~4년 후면 경쟁력을 잃어갈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경제발전과 선진국 진입`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부회장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할 일은 20~30%고 나머지 70~80%는 기업의 몫”이라며 “새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재벌개혁과 동북아 문제 등 중요 과제에 대해 TF팀을 만들어 원칙적으로 수용하되 기업의 경쟁력에 침해가 된다고 우려되면 정부와 협의하고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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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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