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환율 31원 급락 1,306원… 연말종가 1,200원대 진입할듯

"당국 환율관리 의지 워낙 강해"<br>"기업·은행 건전성에 영향" <br>어제도 3차례 강력 개입<br>거래량 30억弗 못미쳐<br> 돌발악재 없으면 가능할듯

24일 서울 명동의 외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환율과 주가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조영호기자

‘1,200선을 사수하라.’ 외환시장이 오는 30일 폐장을 앞두고 막판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다. 재차 강력한 매수세에 나선 역외세력과 결제수요가 다급한 수입업체의 ‘공격’과 연말 종가의 중요성을 감안해 저점을 낮추려는 외환당국의 ‘방어’가 불꽃을 튀기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연말 종가 관리에 대한 당국의 의지가 워낙 강해 돌발악재가 생기지 않는 이상 30일 환율이 1,200원대로 재진입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당국, 3차 개입 관측=24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달러당 31원50전 급락한 1,306원5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이달 들어 당국이 환율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한다. 모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외환당국이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환율이 하락할 때 낙폭을 더 키우는 방식으로 이달 들어 꾸준히 미세조정에 나서고 있다”며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움직임이 강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당국의 움직임은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날 당국은 3차례에 걸쳐 비교적 강한 개입에 나선 것으로 관측됐다. 환율은 밤새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의 하락 종가를 반영해 11원 낮은 1,327원으로 하락 출발했다. 하지만 전일처럼 역외세력의 강한 매수세와 수입업체의 결제수요가 대거 유입되며 30분께 1,341원까지 솟구쳤다. 이틀 전 1,290원대의 하향 안정화 모습에서 180도 돌변한 것이다. 1,350원 이상도 우려되는 순간, 당국으로 추정되는 개입성 매물이 쏟아졌고 순식간에 1,310원대로 미끄러졌다. 이후 정유사와 공기업의 매수주문이 나오면서 환율은 재차 1,320원대로 상승했고 오후2시 무렵 2차 개입성 물량이 등장해 환율은 1,305원으로 급락했다. 이어 1,310선에서 등락을 반복했던 환율은 장 막판 당국의 3차 매도 공습으로 1,306원으로 장을 마쳤다. ◇연말 종가 관리 시급=최근 경제주체들의 눈은 모두 외환시장에 쏠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일 결정되는 환율 종가에 따라 기업체는 물론 은행까지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상장 기업체의 경우 외화부채가 많아 종가에 따라 올해 농사의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다. 비상장사의 경우 최근 정부에서 환율 기준가를 지난 6월 말 수준에 맞출 수 있다고 해 한시름 놓은 상황이지만 상장사는 연말 종가가 기준이다. 문제는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설 경우 상당수 기업체의 외화채무에서 평가손이 자칫 영업이익보다 커질 수 있다는 것. 즉 회계상 마이너스가 나올 수 있어 회사 전체가 순손실마저 우려된다고 당국은 지적했다. 또 키코(KIKO) 역시 통상 종가로 계산하기 때문에 해당 업체에도 큰 관심사다. 이는 기업체의 이익구조에 따라 대출에 나선 은행들의 건전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은행들 또한 종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의 손실을 감안하면 연말 종가 환율이 낮아지는 게 바람직하다”며 “당국에만 의존하지 말고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보유 달러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1,200선에는 들어갈 듯=시장 관계자들은 외환시장 폐장일까지 남은 3일간 상황이 급변하지 않는다면 당국의 종가 관리 의지가 강해 1,200원대 재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은 “최근 거래량이 30억달러에도 못 미쳐 당국이 마음만 먹는다면 적은 금액으로도 환율 평균 거래가를 낮출 수 있다”며 “외환위기 때도 당국이 나서 1,700원대의 마감가를 1,400원대로 크게 끌어내린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두현 외환은행 외환운용팀 차장은 “연말까지 환율은 전일 고점인 1,350원과 세차례 시도 후 실패했던 1,28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며 “역외 매수가 강력하지 않는다면 당국의 움직임 속에 1,300원대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도 “최근 시장에서 연말 종가를 1,200선으로 보는 시각이 꽤 높은 것으로 안다”며 “최근 내려가는 추세를 본다면 가능한 수준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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