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을 이끄는 50인의 경영인]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

"선제대응이 살 길" 속도경영 강조<br>보험업계 첫 지급능력등급 AAA… 총자산 50兆원 넘어 고속성장

신은철(오른쪽) 대한생명 부회장이 경기도 용인의 성심원에서 직원들과 함께 빨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을 이끄는 50인의 경영인]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 "선제대응이 살 길" 속도경영 강조보험업계 첫 지급능력등급 AAA… 총자산 50兆원 넘어 고속성장 문승관기자 skmoon@sed.co.kr 신은철(오른쪽) 대한생명 부회장이 경기도 용인의 성심원에서 직원들과 함께 빨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한생명은 지난해 12월 국내 양대 신용평가기관인 한신정평가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보험금 지급능력 평가 등급 가운데 최고 수준인 ‘AAA’를 획득했다. 이는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처음이다. 올 4월말 대한생명의 총자산은 50조2,137억원으로 생보업계에서 두 번째로 총자산 50조원 고지를 돌파했다. 한화그룹으로 인수될 당시 2조2,906억원에 달했던 누적결손금이 인수 후 5년 반 만에 완전히 해소되면서 초우량 보험사로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처럼 대한생명 약진을 거듭하는 것은 부실자산비율이 0.6%로 업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보장성 위주의 상품구성 강화 ▦판매채널 효율화 등 수익성 위주의 영업 전략을 통해 실질적인 이익창출능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대한생명은 시장변화를 주도하며 오는 2012년에는 총자산 77조원, 매출액 17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종합금융회사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대한생명의 이 같은 변화와 성장의 중심에는 신은철 부회장이 자리잡고 있다. 신 부회장은 생명보험업계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대표적인 전문 경영인이다. 그는 지난 2003년 대한생명 사장으로 취임한 후 한화그룹의 주력 금융계열사 수장으로서 대한생명과 한화금융네트워크를 선도하고 성장을 진두지휘해 왔다. 신 부회장은 “대한생명이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려면 보수적인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해 ‘고객을 최우선 하는’, ‘세련되고 전문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 부회장이 이처럼 변화를 강조하는 것은 보험업법 개정, 자본시장통합법 등으로 금융시장 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한발 앞서 대응하지 않으면 살아 남기 힘들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소위 “잘 나갈 때 더욱 경계하자”는 뜻이다. 신 부회장은 올해 화두로 ‘사벌등안(捨筏登岸)’을 제시했다. ‘강을 건너 산을 오르려면 강을 건너는 데 사용한 뗏목을 버려야 한다’는 말이다. 대한생명이 진정한 글로벌 강자로 부상하려면 지금까지 익숙했던 관행이나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방법과 전술을 찾아야 한다는 소신을 읽을 수 있다. 신 부회장은 대한생명의 변화와 혁신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이달 4일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러브 유어 라이프, 러브 유어 드림(Love your life, Love your dream)’을 발표하면서 브랜드 경영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신 부회장은 “새 브랜드 슬로건은 ‘고객의 행복한 삶과 소중한 꿈을 실현 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미”라며 “고객 스스로 자신의 삶과 꿈을 사랑하자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속도경영’을 강조한다. 보험업법 개정, 자본시장 통합법 등 금융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한발 앞서 선제 대응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다. 대한생명은 이런 경영 철학을 반영해 임직원의 공통된 행동양식인 ‘KLI Way’를 제정했다. 임직원 공통의 가치관 및 신념을 확립함으로써 지속적 변화와 혁신을 도모하고, 조직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지난 2006년 신 부회장은 요즘 유행하는 끝장 토론인 ‘워킹투게더’를 도입했다. 현장에 의사결정권자(임원)가 스폰서로 배석해 토론결과를 현업에 도입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대한생명만의 독특한 의사결정 프로그램이다. 대고객 서비스 혁신방안을 주제로 진행된 워킹투게더에서 신 부회장은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스폰서로 참여해 눈길을 모았다. 워킹투게더에서 도출된 결과는 대부분 현장에 접목된다. 고객 사무실이나 가정에 담당자가 직접 찾아가 보험업무를 대신 처리해주는 ‘찾아가는 서비스’가 워킹 투게더의 대표적 산물이다. 신 부회장은 효율적 회의 진행을 위해 불필요한 회의체를 없애고, 전자회의와 화상회의를 활성화시켰다. 또 결재를 3단계 이내로 축소하고, 모든 문서를 한 페이지로 만들어 보고하는 ‘1페이지 리포트제(制)’를 도입했다. 이처럼 ‘고객’, ‘효율성’ 등을 강조하는 신 부회장의 경영마인드가 대한생명 성장에 디딤돌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 매년 창립기념일때 '자원봉사 대축제' 열어사회공헌 보험업계 '으뜸' 지난해 10월 경기도 용인의 사회복지 시설 성심원.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은 아들 뻘 되는 '사랑모아 봉사단' 직원과 2인 1조로 빨래를 짰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었지만 신 부회장 이마에는 끊임없이 땀방울이 맺혔다. 대한생명은 매년 창립기념일(10월9일)을 전후해 이처럼 '자원봉사 대축제'를 개최한다. 자원봉사를 집대성한 가을축제에 전국의 복지단체가 들썩인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올 정도다. 신 부회장은 봉사팀과 봉사리더, 봉사자를 대상으로 사랑모아 봉사대상을 제정해 '이웃사랑의 표본'에 대한 대접도 잊지 않는다. 대한생명이 견실한 성장을 보인 데는 사회공헌의 역할이 컸다. 고객과의 접촉이 많은 보험사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차원에서 사회공헌활동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회공헌의 양적·질적 면에서도 보험업계 으뜸이라는 평가다. 신 부회장을 포함해 대한생명 전 임직원은 연간 근무시간의 1%(약 20시간) 이상을 자원봉사 활동에 할애한다. 전직원의 자발적 참여로 매월 급여 중 일정액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적립하는 '사랑모아 기금제도'도 시행한다. 회사도 뒷짐을 지지 않는다. 매월 직원 모금액과 동일한 액수를 사회공헌기금으로 출연하는 이른바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를 통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신 부회장은 "나눔과 섬김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는 자원봉사활동이 중요하다"며 "이웃사랑을 실천하면서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대한생명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아울러 문화에서 소외된 계층이나 지역이 발생하지 않도록 문화 균형발전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을 '당연한 의무'라고 여긴다. 그래서 "오늘날 기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해 내느냐'가 아니라 '문화적 가치를 어떻게 창조해 내느냐'에 좌우된다"고 강조한다. 대한생명은 예술의 전당 11시 콘서트를 후원한 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해 메세나대상 전경련회장상을 수상했다. 신 부회장은 "주로 저녁 시간에 이뤄지는 공연 특성상 문화 소외계층으로 머무를 수밖에 없는 주부들에게 문화예술의 향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11시 콘서트 후원을 계기로 메세나를 통해 기업과 예술이 '윈-윈(Win-Win)'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밝혔다. 대한생명은 앞으로도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지역의 특색 있는 문화공연을 적극 후원할 계획이다. ■ 신은철 부회장은 신은철 대한생명 부회장은 지난 1972년 한국 외국어대 독일어학과를 졸업한 후 삼성생명에 입사, 보험영업총괄담당 부사장과 사장을 역임했다. 신 부회장은 그 때부터 '조직관리에 뛰어난 전문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달고 다녔다. 지난 2003년 12월 대한생명 사장으로 취임한 후 2005년 부회장으로 승진해 대한생명의 '사령탑' 을 맡고 있다. 삼성생명 보험영업총괄 사장 등 30여 년간 생명보험 업계에 몸담은 신 부회장은 대한생명이 생보업계 2위 자리를 확고히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사장 취임 당시 ▦전략경영 ▦고객중심경영 ▦현장중심경영 ▦파트너십 경영 ▦인재경영 등 5대 경영원칙을 선언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전략으로 대한생명을 세계적인 금융회사로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대한생명은 올 4월말 총자산 50조2,137억원을 달성해 생보업계에서 두 번째로 총자산 50조원을 돌파했다. 신 부회장은 최근에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인 '러브 유어 라이프, 러브 유어 드림(Love your life, Love your dream)'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브랜드 경영에 나섰다. 신 부회장은 대한생명이 2012년까지 총자산 77조원, 매출액 17조원을 달성함으로써 글로벌 종합금융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문승관기자 skmoon@sed.co.kr ■ 경영원칙 ▦ 전략경영 ▦ 고객중심경영 ▦ 현장중심경영 ▦ 파트너십 경영 ▦ 인재경영 ◇ 신은철 약력 ▦1947년 충남 홍성 출생 ▦1972년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학과 졸업 ▦1972년 삼성생명 입사 ▦2003년 대한생명 대표이사 사장 ▦2005년~현재 대한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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