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말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 참사 추모집회 참가자들이 경관 10여명을 집단 폭행하는 사태가 벌어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 경관은 지갑을 빼앗겼고 지갑 안에 있던 신용카드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 시위대의 소행으로 밝혀질 경우 시위대의 도덕성에 큰 흠집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서울 혜화경찰서 등에 따르면 7일 오후9시20분을 전후해 추모집회를 마치고 이동하던 시위대 200여명이 이 경찰서 소속 최모(52) 과장과 정보과 직원, 의경 등 11명을 집단 폭행했다. 시위대는 이에 앞서 1호선 동대문역 안에서 사복 차림으로 정보수집 활동을 벌이던 정보과 박모(36) 경사도 폭행했고 박 경사의 무전기와 지갑을 뺐었다. 이후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인근 의류매장에 들러 박 경사의 신용카드로 15만2,000원 상당의 점퍼와 담배 등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박 경사가 지갑을 빼앗긴 지 불과 5~6분여 만에 범행이 저질러진 점으로 미뤄볼 때 시위대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지만 바닥에 떨어진 것을 누가 주워 사용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와 관련, 수사전담반을 긴급 편성하고 현장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 영상 등 채증 자료를 분석해 용의자 검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