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 한국 덮치면… 엄청난 대란 터지나
경고등 켜진 겨울 블랙아웃예비전력 200만kW 그쳐원전 2기만 멈춰도 대란정부 "이달말 대책 발표"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8월6일과 8월7일. 예비전력이 300만kW 이하로 떨어지면서 전력비상경보 3단계인 '주의'가 발령됐다. 지난해 9ㆍ15정전을 빼면 예비력이 300만kW 밑으로 내려간 적은 한번도 없었다. 국민들은 여름 내내 "전기를 아껴야 한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진 17일, 이런 상황이 겨울에도 나타날 것이라는 경고음이 들려왔다.
오영식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날 전력거래소 국정감사에서 "이번 겨울철 절정기의 전력수요는 8,018만kW로 예상하지만 최대공급량은 8,213만kW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오 의원은 "예비전력이 100만~200만kW까지 낮아져 원전설비 2기만 운영에 차질이 생겨도 곧바로 정전대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름에 이어 겨울에도 '정전대란'을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예년 상황을 보면 보통 동계 전력피크는 1월 셋째ㆍ넷째주다.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도 앞서 올 겨울 전력난을 예상했다. 지경부가 6월 공개한 중기 전력수급 전망을 보면 올해 예비전력은 93만kW다. 2013년 여름(364만kW)과 겨울(441만kW)도 사정은 빠듯하다. 예비력이 878만kW까지 올라가는 오는 2014년까지는 전력 보릿고개가 계속된다. 정부의 예측이 더 암울한데 최근의 성장률 둔화를 감안하면 실제 겨울 전력사정은 이보다 나을 것이라고 지경부는 설명한다.
문제는 한파와 원전이다. 올 겨울에는 예전보다 강력한 한파가 몰아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기상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전력사용량도 비례해 늘어난다.
걸핏하면 멈춰서는 원전도 걱정거리다. 신형 원전은 발전량이 100만kW 정도다. 올 들어서만도 7번이나 원전 고장으로 발전이 정지됐다. 이번 여름의 전력난은 고리 1호기를 비롯한 원자력발전소가 제때 운영되지 못한 탓도 컸다.
불안한 전력사정에 한파와 원전 고장이 더해지면 또 한번의 '블랙아웃'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기업들에 돈을 주고 공장가동 시간을 조정하는 수요관리를 하지만 이는 공짜가 아니다. 5월부터 8월까지 정부가 수요관리 대가로 기업에 준 돈은 2,820억원에 달한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동계 전력피크가 1월인데 기상청의 1월 날씨전망이 10월 말께 나오는 만큼 이때 정확한 수급전망을 알 수 있다"며 "이때에 맞춰 동계 전력수급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