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본격선물시대 개막] "폭등. 폭락의 늪서 벗어난다"

미국에 유학가 있는 아들을 둔 A씨는 97년말 외환위기때 환율이 폭등하는 바람에 학비를 보내느라 곤욕을 치렀던 기억을 갖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위험을 「회피(헤지·HEDGE)」할 수단이 생기게 된다. 선물거래소가 생기기 때문이다. 한국선물거래소는 15∼26일 일반인대상 모의거래를 거쳐 4월중 개장할 예정이다.■선물거래란 농부가 한해동안 열심히 곡물을 재배했는데 막상 시장에 내다 팔 때가 되니 가격이 폭락한다면 낭패일 것이다. 반대로 가격이 크게 뛴다면 중간상인이나 소비자들이 예상치 못한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가격변동으로 인한 예기치 않은 위험을 막기 위해 결제및 상품인도는 나중에 하되 대금은 현재 정한 가격으로 치르는 방식이 도입됐다. 1848년 미국의 곡물상인들이 시카고에 상품거래소(CBOT)를 설립하면서 공식적인 선물거래가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96년이후 증권거래소에서 주가지수 선물거래가 이뤄져 왔다. ■무엇을 어떻게 거래하나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상품은 달러(원·달러환율), 양도성 예금증서(CD)금리, 금 등 3가지를 대상으로 한 선물과 미국 달러옵션 등 모두 4가지. 예를 들어 달러선물의 경우 1계약단위는 5만달러, 최소 가격변동폭은 달러당 0.2원으로 정해져 있다. 만약 원·달러 환율의 선물가격이 달러당 2원(최소가격변동폭의 10배)이 올랐을 경우 1계약의 선물을 산 사람은 10만원(5만달러 10배 1계약)을 벌고 반대로 1계약을 판 사람은 10만원을 손해보게 된다. 선물거래를 하려면 우선 선물회사를 찾아가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모의거래도 마찬가지). 1계약의 단위가 5만달러, 금1㎏, CD액면가 5억원 등으로 규모가 크지만 실제로는 계약이행을 보증하기 위한 개시증거금만 있으면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투자가 가능하다. 주가지수선물의 경우 개시증거금이 3,000만원인데 비해 달러선물은 500만원(옵션은 없음), CD와 금은 10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돼 있다. ■해결해야할 과제들 아직 선물회사가 11개에 불과한데다 거래소의 위치가 「경제외적 이유」로 인해 부산으로 결정된 탓에 거래가 당장 활성화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또 개장초기에는 실무적인 시행착오가 어느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종남(李鍾南)선물거래소 이사장은 『장기적으로 선물거래소는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위험회피 및 새로운 투자수단을 제공하고 현물시장의 가격왜곡을 보완함으로써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형기자 NAVIDO@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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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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