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 경제지표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는 듯 하다.
최근 FRB의 금리동결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게 된 원인을 살펴보면, 무엇보다 제조업 경기지표의 부진이 심상찮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초에 발표된 5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는 51.4%를 기록해 경기 판단의 기준선이라 할 수 있는 50%선에 바짝 다가선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경기의 부진과 함께 최근 발표된 주요 물가관련 지표가 안정된 것도 금리동결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5월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0.1% 상승(전월 대비)에 그쳤으며, 특히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핵심 소비자물가는 0.1% 하락하는 등 물가불안에 대한 우려가 크게 줄었다.
물론 6월 들어 다시 국제유가가 역사상 최고 수준까지 상승하는 등 물가 불안에 대한 불안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무역수지 개선과 EU 헌법 부결 여파로 달러강세 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어 물가불안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런 요인을 감안할 때, 빠르면 8월 초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금리동결 이후 미 증시의 반응을 살펴보면, 일단 단기적인 영향은 대단히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인 영향을 단언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89년에 단행된 금리동결 이후 미 증시는 강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90년대 초반 미 경제가 경착륙에 진입하면서 상승 폭의 대부분은 반납했다. 또 2000년 금리동결도 주식시장에 극히 일시적인 도움만 되었을 뿐, 미국을 비롯한 세계증시 붕괴의 충격을 피할 수는 없었다.
미국의 금리동결 시기에 한국 주식시장은 모두 주식시장이 약세로 돌아섰다. 이유는 한국 기업들의 수익구조가 허약해 세계경제의 부진을 견뎌낼 내성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외환위기를 계기로 기업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어 과거와 같은 충격은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최근 한국증시가 미 증시에 동조화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동결=주가하락’의 등식이 성립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