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의료산업화에 필요한 투자


최근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이진우 교수팀은 '줄기세포 체내이동 유도기술'을 개발해 46억원에 국내 한 바이오기업에 기술을 이전했다. 줄기세포를 조직 재생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줄기세포를 원하는 질환이 발생한 부위인 병소로 이동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기술은 줄기세포의 체외 배양이나 증폭 과정 없이 특정 인체단백질을 사용해 줄기세포의 이동을 증가시키는 방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술이 연골이나 피부 손상을 치료하는 신약 개발의 토대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앞서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009년에는 자체 개발한 심혈관계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을 150억원이라는 큰 금액으로 기술 이전한 바 있다.

이처럼 병원에서 이뤄진 연구는 이제 훌륭한 산업모델이 되고 있다.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제 산업과 연계해 의료산업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는 것이다. 이미 국내 여러 병원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지적자산을 활용해 제약회사 등 국내 선도기업과의 협력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병원 현장에서 일하는 의사들에게 진료와 연구는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연구는 진료 현장을 경험한 의료진의 아이디어로 시작되며 이런 아이디어가 연구를 통해 환자에게 상용 가능한 치료기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새로운 치료 기술의 개발이 산업화를 거쳐 국부 창출로 이뤄진다면 이보다 더욱 바람직한 결과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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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역시 오는 2023년까지 14개 연구중심병원을 만들어 약 2조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의료산업화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국가 성장동력산업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취지다. 물론 제도적 지원도 뒷받침된다.

그동안 의료는 공공재라는 공적인 개념이 강했다. 의술을 인술이라고도 하지만 오늘날 현대의학은 동시에 기술이자 첨단산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의학 연구에 투자하고 의료산업을 성장시키면 그 혜택은 국민에게 돌아간다.

의료는 이제 하나의 산업이 되고 국부를 창출하는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하지만 이 교수팀처럼 기술이전으로 이어지려면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교수팀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려 46억원이라는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물론 150억원이라는 산업효과를 생산한 심혈관계치료제 후보물질 역시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신약 평균 개발 비용이 품목 당 40~110억달러가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 개발기간이 10년이라고도 한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산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미래를 바라보는 장기적인 지원과 제도적 후원이 연구자들에게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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