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감성과 르네상스적 인간

21세기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보다 ‘일을 잘 하는’ 사람을 선호한다. 기존의 방식을 막연히 따라하는 것이 아닌 뭔가 새롭게 지금의 것보다 더 나은 방식으로 일을 해결할 줄 아는 사람이 환영받는다. 이들은 ‘아는(knowing)’ 것에 그것이 ‘어떻게 잘 쓰이는지’에 대한 ‘생각하기(thinking)’를 얹을 줄 안다. 논리만을 고집하지 않고 감성을 넘나들며 관계가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를 결합시켜 예술적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고 훌륭한 스토리를 만들어낸다.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색다른 안목으로 사물이나 상황을 바라보고 재창조할 줄 아는 21세기형 인재를 일명 ‘르네상스적 인간’이라 부른다고 한다. 르네상스적 인간의 가장 큰 특징은 통합적으로 사고하고 훈련하고 공부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이상형은 레오나르도 다빈치다. 그는 화가이자 과학자였고 수학자며 철학자이기도 했다. 원근법을 완성했고 인체의 해부학적 구조를 밝혀냈으며 수많은 기계 설계도를 남겼다. 궁정에서 열리는 여흥이나 즉흥 연주회에 참여할 만큼 뛰어난 음악가이기도 했다. 그는 이성과 감성이 결합된 발명기제를 시각적으로 뿐 아니라 청각적으로도 사용한 통합적 사고의 달인이었다. 최근 우리나라 학계에 ‘통섭(統攝)’의 바람이 불었다. 하버드대 생물학과 교수인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이 주창한 ‘통섭’은 ‘사물에 널리 통함’ 혹은 ‘전체를 도맡아 다스림’이란 뜻을 갖는다. 통섭(consilience)의 어원은 라틴어인 ‘consilere’로 ‘con-’은 with(함께)라는 말이며 ‘-silere’는 ‘to leap(뛰어오르다)’라는 뜻이다. 즉 통섭이란 ‘더불어 넘나듦’을 뜻한다. 하지만 통섭이란 단순히 학문 간의 벽을 뛰어넘어 통합적인 학문으로 가야 한다는 1차적 의미만이 아니라 인간 정신이 미치는 모든 분야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고려하고 습득해야 할 필수요소라고 생각된다. 미시건 주립대학 생화학과 교수인 로버트 루트번스타인은 논리 위에 감각과 정서를 활용한 훈련으로 만들어진 감성의 집을 지을 때 사람의 능력은 한층 배가될 수 있다고 했다. 기업들이 구성원들에게 아름다운 미술작품을 관람시키고 음악회를 열어주고 함께 공연을 즐기는 문화활동을 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땀을 흘리는 체험의 기회를 주는 이 모든 것은 결국 감성과 이성을 통합해 능력을 발휘하는 르네상스적 인간을 만들어내는 통섭 훈련이 아닐까. 인재는 타고난 것 이상으로 개발되고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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